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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충경로 사거리 촛불집회 가보니…수능 마친 고3도 '한 걸음에'

LED 촛불·드라마 패러디 눈에 띄어 / 차별 발언 자제, 성숙된 모습 돋보여

지난 19일 오후 5시 비가 막 그쳐 안개가 자욱한 전주시 충경로사거리. 이날 충경로 사거리에는 주최 측 추산 도민 1만 명(경찰 추산 6000명)이 모였다. 이날 촛불 집회는 지난 12일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대거 상경한 것과는 달리 전국 주요 도시별로 개최되면서 참가자 수가 크게 늘었다. 이날 행사에는 정동영·유성엽·김광수·안호영 등의 지역 국회의원과 김승수 전주시장이 대열 맨 앞에서 촛불을 들고 참가했으며, 가족 단위 및 청소년 참가자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참가자들은 무대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전북비상시국회의’가 준비한 율동과 노래를 따라하면서 “박근혜를 구속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를 외쳤다.

 

이날 행사에는 LED 촛불이 첫 등장했다. LED 촛불을 든 한 참가자는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는 김진태 국회의원(새누리당)의 발언을 들며 “김진태 의원의 망언을 생각하면 말문이 막힌다”면서 “비가 오고 바람이 분다고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또 10대 참가자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OST ‘왜 내 눈앞에 나타나’를 개사해 ‘버티는 일인 게 아니라는 걸 그것만은 분명한가 봐 하야인가 봐’라는 내용의 손팻말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시민 발언대에서도 9명이 침묵을 깨고 내가 생각하는 ‘대통령’을 표출했다. 8명은 “박근혜는 하야하라”라는 구호로 시작과 끝을 무난하게 장식했는데, 한 30대 남성이 “지금 X년이 대한민국을 거덜내고 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참다못한 한 여대생이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 ‘강남 아줌마’ ‘X년’이라는 말은 듣기가 좋지 않다”며 우리는 성 차별적 발언을 하지 않고도 하야를 촉구하는 말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촛불 집회의 본질을 훼손시키는 언행 자제를 요구하는 등 성숙된 모습을 보여줬다.

 

전주 완산여고 임지선(18) 양은 “대한민국에 수험생으로 살아가면서 집회에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시험이 끝나자마자 한 걸음에 달려왔다”며 “집회의 취지에서 벗어난 선정적인 발언은 삼가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평화적 집회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남원·임실지역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임실에서는 사회단체 회원과 주민, 학생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국정농단과 헌정질서 파괴로 나라를 파국상태에 빠트린 박 대통령과 최순실 등에 대한 시국선언문도 낭독하면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앞서 도내 각 시·군에서도 일제히 촛불 집회가 열렸다.

 

18일 정읍지역 1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 정읍시민행동’은 시민 3000여 명의 시국 서명을 받고 정읍시 정읍시청 광장에서 시국선언을 했다. 같은 날 오후 6시 진안군 진안군청 광장에서는 군민 200여 명이 집회를 열었다.

 

남승현, 임실=박정우, 정읍=임장훈, 진안=국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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