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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시대 도시 브랜드가 힘이다 ① 프롤로그] <br />"세계적 지역 브랜드 창출이 국가 경쟁력"

전북도 '한국 속의 한국' 지역 가치 세계화 전략 / 전주시, 문화자원 활용 글로벌 브랜드 구축 추진

▲ 글로컬 시대, 도시 브랜드 육성 전략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전주시는 지역 관광 세계화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은 전국적 관광 명소로 자리잡은 전주 한옥마을의 취타대 행렬. 사진 제공=전주시

글로벌 시대를 넘어 이제는 지역의 가치가 강조되는 글로컬(glocal) 시대다.

지구촌은 무분별한 세계화 과정에서 각종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무한경쟁과 양극화 등 세계화의 위기 속에서 다시 지역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국가 중심의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이제는 도시가 국가 경쟁력의 중심이 됐다. 도시의 경쟁력은 지역의 다양성을 살리는 창의적 브랜드에서 나온다. 뉴욕과 도쿄·홍콩·암스테르담 등 세계적 도시들은 각 도시의 정체성과 가치를 반영한 브랜드 슬로건으로 지역의 이미지를 홍보하고 있다. ‘지역다움’을 토대로 한 도시 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해야 하는 이유다.

도시의 잠재적 가치를 살려 지역의 세계화를 추구하는 국내 및 유럽 각 도시의 전략과 함께 글로컬 시대 도시 브랜드 발굴·육성을 위한 전북지역의 과제를 5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전북도는 민선 6기 출범과 함께 ‘한국 속의 한국, 생동하는 전라북도’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가장 한국적이면서 역동적인 지역을 만들어 전북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청사진이다.

 

전북도는 한복과 한식·한지·한국음악(국악)·한옥 등 이른바 ‘한스타일’로 대변되는 전통문화 브랜드를 세계에 홍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 10월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가 주최한 ‘지방의 국제화 우수 사례 공모전’에서는 ‘K-CULTURE를 활용한 공공 외교 프로젝트, 전라북도 한스타일 홍보사업’ 사례를 발표해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전북도는 세계 각국 재외공관 및 한국문화원, 자매도시에서 외국인들에게 지역의 강점인 전통문화 ‘한스타일’을 알려 전북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지역 브랜드를 국가 브랜드화 한다는 목표는 매우 의미가 있다”면서 “전북의 지역 브랜드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 브랜드가 되는 날을 기대한다”고 평했다.

 

전북도는 2015년부터 광저우와 시애틀·프랑스·싱가포르·몽골·모로코 등 해외 대한민국 대사관과 총영사관을 대상으로 한지를 활용한 ‘한스타일 공간 연출 사업’을 추진해 현지인들에게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또 해외 한국문화원과 자매도시에서 해마다 한식과 한지·한복·한옥 등 전통문화 전시·체험 행사를 연다. 올해는 11월 25∼26일 양일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해외 한국문화원 전북의 날’행사를 열었다.

▲ ‘한국 속의 한국’을 슬로건으로 내건 전북도는 11월 25∼26일 베트남 한국문화원에서 전북의 날 행사를 열고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했다. 사진은 행사 첫날 펼쳐진 임실필봉농악단 공연.

전통문화 도시 전주도 지역 자원을 활용한 도시 글로벌 브랜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 10월 ‘행복의 경제학 국제회의’를 열었다. 전주시가 지난해부터 개최하고 있는 이 국제회의는 지역의 고유한 가치를 살려 시민이 행복한 지역경제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행복의 경제학은 세계화에서 파생된 경제 위기와 사회 불안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으로 ‘지역화’를 추구한다.

 

회의에서는 국제생태문화협회 로컬퓨처스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대표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해 지역화 중심의 미래와 로컬푸드·지역화폐, 행복담론 등을 주제로 다양한 토론을 펼쳤다.

 

또 전주시는 한국학의 세계화에도 앞장섰다.

 

전주시와 전북대는 한류문화 확산과 함께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한국학의 현황을 살피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제1회 세계 한국학 전주 비엔날레’를 11월 1일부터 5일까지 열었다.

 

‘세계 한국학의 소통과 확산’이라는 주제로 열린 비엔날레에는 세계 20개국 100여 명의 한국학 전문 석학들이 방문해 ‘언어·문화’, ‘역사·철학’, ‘정치·경제’, ‘글로벌 시대의 한국학’ 등 4개 분과로 나눠 한국학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세계화 등을 다양한 시각에서 진단했다. 또 향음주례, 향사례, 전통 공예품 제작, 약식 체험, 템플 스테이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을 통해 한국의 맛과 멋을 해외 학자들에게 알리기로 했다.

 

전주시는 올해 첫 행사를 시작으로 2년 마다 행사를 열어 한국학 연구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가장 한국적인 도시인 전주의 문화적 위상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주시는 지역 관광의 세계화를 위한 ‘글로벌 브랜드 마켓 3.0 플랜’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국제적 명품 관광도시 도약을 목표로 △관광택시 도입 △다국어 관광안내시스템 구축 △외국어 관광해설사 양성 △해외 홍보 강화 등의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이제는 지역관광…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을"

 

“여행은 단순히 장소를 바꾸는 게 아니라 생각과 편견을 바꿔주는 것입니다.”

 

이훈 한양대 교수(관광학부·한양대 관광연구소장)는 지역 관광 활성화의 과제로 ‘차이’와 ‘지역다움’을 만들어내는 관광 콘텐츠 개발을 들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한계와 문제점은 시장 편중과 차별화된 관광상품 부재에 있다”면서 “여행객들은 여행 경험이 많아질수록 행동 변화 양상을 보이는 만큼 방문객 지역 분산과 체류 기간 확대를 통해 관광시장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 의존도가 너무 높고, 장소는 서울과 제주 중심인 데다 수익은 주로 쇼핑에서 창출된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서울 등 대도시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 시장이 형성돼 메르스·사스와 같은 위생문제와 안보 이슈 등 환경적 변수에 취약하다”면서 “관광정책이 국가 중심 마케팅에서 도시 중심으로 전환돼야 안보와 외교 등의 변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관광산업은 이제 단순히 해외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 치중하기보다는 체류 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며 “체류 기간 확대를 위해서는 서울 중심에서 벗어나 지방 관광 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광객들의 재방문은 결국 ‘차이’에서 나오고 그 차이는 ‘다름’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면서 “같은 대상도 ‘차이’를 만들어 낼 때 반복의 이유가 생겨 지속가능한 관광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지역 관광콘텐츠 개발과 관련해 “인터넷을 통한 개별 여행객이 증가하고 관광 패턴이 명승지 중심에서 골목 등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는 만큼 관광객과 지역 주민이 어떻게 공존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지역의 특성화된 문화예술 상품을 관광과 접목하는 전략이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는 서울을 거치지 않고 지방의 작은 재미를 찾아가는 로컬 투어리즘이 활성화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지역 거점 관광도시권역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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