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공감하는 고품격 문화올림픽’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키워드로 제시한 강원도는 지역의 다양한 문화·관광콘텐츠 개발·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강원도는 우선 올림픽을 앞두고 18개 시·군의 독창적 문화예술을 알려 지역의 문화 역량을 세계인과 공유한다는 취지에서 ‘1 시군·1 문화예술 육성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인 ‘정선아리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브랜드로 세계 무대에 세운다는 계획이다. 또 방치된 폐광산이 거대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신하면서 탄광 지역의 새로운 문화·관광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선아리랑과 5일장
정선군은 지난 5월 국내 최초의 아리랑 전문 공연장과 박물관을 갖춘 ‘아리랑센터’를 개관했다.
아리랑센터는 1만62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됐으며, 600여 석의 관람석을 갖춘 아리랑홀과 아리랑 박물관, 아리랑 카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아리랑 박물관에서는 아리랑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주는 600여 점의 유물 및 음원을 살펴볼 수 있다.
센터는 개관과 함께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인근 아라리촌과 함께 아리랑 문화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정선군은 새롭게 건립된 아리랑센터가 아리랑 콘텐츠를 융합·발전시키는 중심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아리랑의 문화 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리랑센터에서는 정선 5일 장날에 맞춰 정선아리랑극 ‘판아리랑 공연’이 열린다. 판아리랑은 정선아리랑의 연대기를 한판으로 엮어 만든 다큐연희극이다.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이 주관하는 이 공연은 정선 5일장(2일, 7일)과 연계해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관광 콘텐츠가 됐다.
정선군은 지난 10월 1일 ‘제41회 정선아리랑제’개막식에서 정선아리랑 글로벌 비전을 선포했다. 지난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리랑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인 문화올림픽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하고, 인류무형문화유산 발전에도 기여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아리랑 무대의 흥과 감동은 정선 5일장이 열리는 정선 아리랑시장으로도 이어진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사랑받는 정선 아리랑시장은 올해로 개장 50주년을 맞았다.
각종 산나물과 약초·농산물 등을 구입하고 곤드레나물밥·감자송편 등 토속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정선 5일장은 지난해 1월부터 정선아리랑 열차가 운행되면서 널리 알려져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린다. 시장 특설무대에서는 풍물과 아리랑극·떡메치기·판굿 등 다양한 공연도 펼쳐진다.
정선군은 정선아리랑과 전통시장 등 지역의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토대로 국제적인 문화예술 도시 브랜드를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지역의 다양한 전통문화에 새로운 콘텐츠를 접목해 가장 한국적인 고장으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드라마 촬영지 관광자원이 되다
산골 폐광지인 태백시 통동 일대가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TV 드라마 ‘태양의 후예’ 덕이다.
태백시는 태양의 후예 촬영지였던 옛 한보광업소 부지에 2억7000만 원을 들여 철거된 드라마 세트장을 복원했다. 국유림 내 세트장 복원을 위해 동부지방산림청과 공동산림사업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지난 8월 중순 정식 개장한 세트장에는 메디 큐브와 군 막사, 드라마 속의 우루크 태백부대, 포토존, 매점 등이 조성됐다. 군 막사에는 육군본부의 지원으로 드라마 주인공이 사용한 전투복, 전투화, 모포, 탄띠 등을 비치했다. 또 막사 밖에는 군용트럭과 헬기도 전시했다.
관광객은 정식 개장 이전부터 몰렸다. 세트장을 개장한 8월 한 달간 방문객이 2만 명을 넘었다. 드라마가 국내는 물론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태백시는 세트장 인근에 문화체육관광부의 폐광지역 관광자원화 사업비를 투입해 오는 2018년까지 슬로 레스토랑과 갱도 체험시설, 태양의 후예 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관광 시너지 효과를 노린 전략이다.
노영환 태백시 문화관광과장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산악지대여서 외국인 관광객을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지난 8월 세트장 개장 이후 중국과 일본·동남아 지역의 관광객이 늘고 있다”면서 “영월과 정선·평창 등 인근 시·군과 연계해 자연·문화자원을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광산의 변신, 삼탄 아트마인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 자락에 위치한 ‘삼탄 아트마인’은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예술 광산이자 감성 여행지로 잘 알려져 있다.
삼탄 아트마인(SAMTAN ART MINE)은 삼척탄좌의 줄임말 ‘삼탄’과 예술(ART)·광산(MINE)의 합성어로 ‘문화·예술을 캐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버려진 탄광을 되살려 과거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었던 광부들의 숨결을 재조명하고, 여기에 문화예술의 꽃을 피워낸 이색 공간이다. 지난해에는 한국관광공사의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옛 삼척탄좌 정암광업소의 폐광시설을 그대로 활용해 지난 2013년 개관한 이곳에서는 ‘막장’으로 들어가야 했던 광부들의 고단했던 삶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지하 600m 수직 갱도로 들어가는 승강기와 석탄을 실어나르던 탄차, 업무상황판, 광부들의 샤워장 등이 그대로 남아있다. 또 탄광과 광부의 삶을 증언하는 각종 기록과 사진도 전시한다.
국내·외 작가들이 상주하면서 창작활동을 하는 레지던시 공간에는 특정 주제에 맞춘 작품이 전시된다. 예술가들이 숙소로 활용하는 10여 개의 방은 각각 다른 주제와 분위기로 꾸며져있다.
예술품 수집가인 고(故) 김민석 씨가 35년 동안 세계 140여 개 나라를 돌며 모은 소장품 10만여 점도 보관돼 있다. 탄광의 기계를 제작·수리하던 공장동 건물은 예술가의 손길을 거쳐 빈티지 컨셉의 레스토랑으로 변모했다.
이 곳은 특히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촬영 장소는 드라마 속 장면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도록 꾸며놓았고, 주인공 송준기 씨가 촬영 중 머물다 간 방도 그대로 보존돼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삼탄 아트마인 이상원 상무는 “한 때 3000여 명의 광부가 목숨을 걸고 지하갱도에서 석탄을 캐던 탄광이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면서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인기에 힘입어 외국인의 비중이 전체 방문객의 25∼30%에 이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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