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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서 매월 시 낭송하는 '시가 내리는 한옥마을' 오서영 회장 "자신의 가슴에 와닿는 시가 가장 좋은 시"

"관광객·시민들 발길 북적, 시 교감 위한 최적의 장소" / 어느덧 5년…50여회 행사 / 타 지역과 교류 행사 계획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 오후 한옥마을 은행나무 정자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5년 째 열리고 있다.

 

바로 ‘(사)시가 내리는 한옥마을’에서 진행하는 시낭송 행사로, 2011년 이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행사가 멈춘 적이 없다.

 

한옥마을 관광객들은 그날 만큼은 관광객에서 시를 듣고 감성을 키우는 청중이 된다. 매 행사 때마다 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가던 발길을 멈추고 회원들이 낭송하는 시를 감상한다.

 

낭송자들도 곱디고운 한복을 입거나 격식을 차린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선다. 한옥마을 이미지에 부합하는 시낭송 행사가 돼야한다는 (사)시가 내리는 한옥마을 오서영 회장(51)의 의지 때문이다.

 

오 회장은 “한옥마을을 가장 잘 알리기 위해서는 한복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여기에 우리 모임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었는데 그것이 바로 시 낭송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9월 자신이 강사로 나가는 전주교육대와 예원대학교 평생교육원 힐링포엠(시낭송) 회원들을 모아 (사)시가 내리는 한옥마을 모임을 만든 오 회장은 실내에서만 시낭송을 하지말고 밖에서 청중들에게 시를 들려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래서 최종 낭송자리로 모색한 것이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한옥마을 한가운데의 은행나무 정자였다.

 

음향시설과 현수막 등 부대비용은 모두 자비로 댔다. 그냥 시를 모든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시낭송에 더해 전주시 및 한옥마을과 관련한 퀴즈를 내고 맞춘 이들에게는 부채 등 자그마한 선물도 주고 있다.

 

그런 행사가 벌써 50여 차례가 넘었다. 회원들의 시를 들으며 관광객들은 보는 관객과 듣는 청중이 된다.

 

초등학교 3학년때 동시로 담임선생님께 칭찬을 받고 고3 당시 국어선생님이 칠판에 적어준 시를 남몰래 적으며 감성을 키운 수줍은 여고생이었던 그가 시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은 40살 즈음이었다.

 

남편의 사업이 기울면서 직접 생업에 나서야 했고 힘들때마다 각종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위안이 됐던 것은 바로 시였다.

 

오 회장은 “시를 읽고 감정을 추스르면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기분이 좋아졌다”며 “어렸을 적 감수성이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순 모임이던 시가 내리는 한옥마을은 올해부터 사단법인화 됐다. 그리고 한옥마을 뿐만 아닌 타지역과도 시 낭송 교류행사도 갖는다. 이달 15일에는 전주 ‘오즈’ 뷔페식당에서 전주교대와 예원대 평생교육원 원생들의 시낭송 수료식도 열릴 예정이다.

 

어떤 시가 가장 가슴에 와 닿느냐는 질문에 오 회장은 “사람마다 감정이 다르고, 남이 느낀 감정을 자신이 느끼지 못할 수도 있고, 자신이 느낀 감정을 남이 느낄 수 없는 것이 바로 시”라며 “자신이 가장 극한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가 좋은 시이고 가슴에 닿는 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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