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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 두 달 ② 붓으로, 펜으로 촛불을 들다] 통쾌한 시국 풍자…'예술의 힘' 과시

다양한 장르 예술인들 저마다 방식으로 비판

▲ 김지연 作 ‘궁민을 위한 정치’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에도 예술인들은 위축되지 않았다. 붓과 펜과 마이크로, 때론 춤사위로 촛불을 들었다. 오히려 더욱 신랄한 풍자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 시국을 빗댄 소설이나 시, 노랫말을 개사한 공연 등 비유적인 예술작품은 도민들의 분노하고 지친 마음을 어루만졌다.

 

“예술가의 현실참여는 역사적 소명이고, 민주주의의 뿌리입니다. 해야 할 일을 떳떳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김저운 소설가는 지난달 9일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관점에서 쓴 풍자글 ‘대국민 하야 성명서’를 발표해 통쾌함을 안겼다.

▲ 지난달 26일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열린 ‘하야하락 콘서트’

지난달 26일 풍남문광장에서는 도내 음악인 정상현씨가 기획하고 안태상 밴드, 크림, 화요일11시, 노약자석, 픽업, 귀갱주의, 이상한 계절, 소리애 등 8개 음악 밴드가 참여한 ‘하야하락 콘서트’를 열었다. 예술인도 여느 국민들과 같은 마음이라는 정상현씨는 “일반시민들도 광장으로 나가 촛불을 들고 외치는 현 시국에서 예술인들은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우리가 할 줄 아는 재주로 힘을 싣고 싶었다”고 말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한영애, 유수경, 김길수, 박희수씨 등도 거리로 나가 각자의 장르 방식으로 시국을 비판했다.

 

도내 공연과 전시에서도 소신 행보는 이어지고 있다. 얘기보따리(대표 최기우)는 최근 공연 ‘달릉개’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패러디하는 대목을 넣어 관심을 모았다.

▲ 김두성 作 '다시 그 길로'

“2008년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때 작업한 ‘다시 그 길로’는 관객들이 신작인줄 알아요. 거의 10년이 지났는데도 시대는 여전하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오는 12일까지 완주 ‘서쪽 숲에 네발요정이 내린 커피’에서 개인전 ‘아! 대한민국’을 여는 김두성 작가의 발언이다. 그는 “창작자의 역할은 역사의 증거를 남기는 것”이라면서 “혼란할 때 일수록 은유의 힘을 가진 예술이 상징적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연 사진작가도 오는 30일까지 서학동사진관에서 열리는 개인전 ‘놓다, 보다’를 통해 현실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20년 넘게 근대화상을 기록해온 김 작가는 “예술이 시대와 삶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그러나 생목소리로 무조건적인 주장만 내는 것이 아니라, 왜 시고, 사진이여야 하는 지 그 장르로서 가치도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강용면 作 '현기증'

강용면 작가 역시 이달 말부터 순창 섬진강미술관에서 ‘시대를 추억허되, 역사를 잊지말라, 50000얼굴의 외침’을 주제로 민중을 주제로 한 대형 신작을 선보인다.

▲ 유대수 作 ‘꺼지지 않는다’

유대수 작가는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현 정권 퇴진, 국민 응원 등을 말하는 작품을 게재하고 있다. 그는 “어떤 식으로든 참여하고 고생하는 분들이 많고 그 중의 한 명일 뿐이다”고 말하면서도 이같이 힘주어 언급했다. “블랙리스트 관련자 처벌, 정권교체는 단면적이고, 이를 통해 구조, 제도, 인력방식 등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중앙의 경우 문화·예술인들이 집회, 포럼, 세미나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역에서도 예술인들이 지속적으로 관심갖고 논의를 해 기득권 세력과 기존의 제도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고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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