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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전북문화계 결산 ② 대표 축제] 영화제·소리축제 '웃고' 대사습 '울고'

영화제·소리축제, 시민 위한 대중행사 강화를 / 대사습 뇌물수수 심사…국악대회 권위 실추 / 전주단오 등 역사 깊은 지역 축제들, 새판 짜야

올해 치른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와 2016 전주세계소리축제 모두 확고한 정체성과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펼쳤다. 국내 최고 국악대회인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심사위원 뇌물수수 사실이 드러나면서 내년 개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역사 깊은 행사인 전주단오, 전라예술제, 전주한지문화축제 등이 도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지만 답습에서 벗어난 참신한 기획력이 요구된다. 올해 처음 전주, 군산에서 열린 문화재 야행은 짧은 준비 기간과 미숙한 운영 등으로 지역의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을 보여주기엔 한계가 있었다.

 

△안정화된 영화·소리축제…지역 밀착은 아직

 

올해 부산·광주 국제영화제들의 위기 속에서도 전주국제영화제의 대안·독립 정신은 빛났다. 특히 ‘자백’ ‘7년-그들이 없는 언론’ ‘마담B’ 등 사회 민낯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화제를 모으면서 영화제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우리소리인 판소리를 공연 중심에 세웠다. 거점 공연장인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모던 판소리 공연을 펼치며 새로운 전통 공연 양식을 제시했다. 행사 기간 내내 비가 왔지만 예년 수준의 관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두 축제 모두 안정기에 접어든 만큼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한 영화제는 ‘영화의 거리’로, 소리축제는 ‘소리전당’으로 행사장을 일원화해 관객의 편의와 효율성을 높였다.

 

하지만 지역에서 개최하는 축제인 만큼 지역과의 밀착도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영화제에서는 남부시장·한옥마을·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등과 연계한 영화 관련 전시가 진행됐지만 영화제 관객의 동선 확장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지역 영화계와의 협업이나 유대도 요구된다. 소리축제 역시 일반시민을 위한 대중적인 공연이나 부대행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비리로 얼룩진 전주대사습

 

올해 열린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상금을 올리고 경연시간을 늘리는 등 규모를 키웠음에도 심사위원 회피제가 지켜지지 않는 등 심사 공정성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지난해 대회 심사위원이 출전자에게 뇌물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명실상부 국내 최고 국악대회의 권위와 명예가 크게 실추됐다. 심사위원 당사자는 실형을 선고 받고, 출전자도 벌금을 구형 받았다.

 

지역 국악계에서는 개인의 처벌뿐만 아니라 대사습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전주대사습보존회에서는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현실성 떨어지는 개선안을 내놓는 등 방어적 태도로 일관해 비판을 받았다.

 

최근 전북도는 내년 대사습에 예산 1억 5000만원을 지원하는 대신 보존회 조직 등을 개편할 것을 요구했다. 그동안 함께 예산을 지원했던 전주시 역시 전북도와 같은 맥락의 입장이다. 현재 보존회는 이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이사회를 열어 논의할 예정이다.

 

△지역축제, 시대환경 따른 변화 필요

 

60여 년간 전주시민과 함께해온 ‘전주단오’가 3년 만에 열렸다. 창포물 머리감기, 단오 풍류체험 등 세시풍속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맥을 잇기 위해서는 젊은층을 유입시켜야 한다는 평가다. 50여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도내 가장 큰 예술축제인 전라예술제 역시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지만 분과별 프로그램들을 나열하기보다는 새로운 시도나 기획력으로 쇄신해야 한다는 평가다.

 

올해 문화재청 공모 사업에 선정돼 전주와 군산에서 열린 ‘문화재 야행’은 지역 문화재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지만, 예산에 비해 운영·홍보 등이 부실했다. 내년에는 전주, 군산뿐만 아니라 고창이 추가돼 3곳에서 문화재 야행을 진행한다. 풍부한 역사·문화자원을 갖고 있는 지역인 만큼 문화재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할 수 있는 내실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할 것이다.

 

한편, 제57회 한국민속예술제에서는 전주 기접놀이가 대회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는 쾌거를 안았다. 매년 지역을 돌며 열지만 올해는 전주에서 개최해 도민들에게 전국 20개 시·도의 민속예술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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