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회동서 의견 모아…김무성·유승민 등 동참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35명이 27일 집단 탈당하기로 선언했다. 이로써 헌정 사상 처음으로 보수 성향 정당의 분당(分黨)이 현실화됐다.
1995년 민주자유당에서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측근 의원 9명을 데리고 탈당해 만든 자유민주연합, 1997년 신한국당을 탈당한 이인제 전 의원이 창당한 국민신당 등이 있었지만, 집단 탈당을 통해 이탈한 의원들이 원내교섭단체(20명)를 만드는 분당은 새누리당과 그 전신의 역사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비박계 의원 31명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대변인격인 황영철 의원이 밝혔다.
황 의원은 “오늘 저희는 새누리당을 떠나기로 마음 모았다”며 “31명이 탈당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이어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의 정신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을 간다”며 “대한민국 정치를 후퇴시킨 친박 패권주의 극복, 진정한 보수 정권 재창출을 위해 새출발을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비박계 집단 탈당에는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동참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집단 탈당) 결정을 내리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토론했는데 이런 결정을 하게 된 데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새로운 길을 가기에 앞서 먼저 국민 여러분께 석고대죄하며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박근혜 정부 탄생을 위해 온 몸을 바쳐 뛰어왔으나 박 대통령의 불통 정치는 헌법 유린으로 이어지면서 탄핵이라는 국가적 불행을 초래했다”며 “우리는 이런 상황을 목숨 걸고 막았어야 했지만 노력이 부족했던 점을 인정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 안에서 보수혁명을 통한 정치혁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국민들께서 다시 마음을 줄 수 있고 저희들 자식들에게도 떳떳할 수 있는 보수를 만들기 위해 이런 (집단 탈당)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탈당을 결의한 의원은 김무성 유승민 김성태 김영우 박인숙 이종구 김학용 김재경 김현아 유의동 이진복 이군현 황영철 오신환 정운천 나경원 이학재 정양석 홍문표 강석호 장제원 강길부 권성동 김세연 정병국 이은재 하태경 박성중 윤한홍 이혜훈 주호영 의원 등 31명이다.
비박계는 탈당을 선언한 31명 외에 심재철 박순자 홍일표 여상규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탈당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밖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권영진 대구시장도 탈당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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