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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전북 10대 뉴스] 분노·충격·황당·답답…일도 많고 탈도 많았다

어느 해보다 많은 일이 있던 해로 기억될 2016년이 저물어 간다. 다사다난이라는 의미가 더욱 와 닿는 한해였다.

 

도민들은 ‘비선실세’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대한 분노의 촛불을 매주 들고 있는 가운데 군산조선소의 도크 폐쇄 위기와 삼성 새만금 MOU 진위논란에 참담해 했다.

 

구제역과 AI 발병으로 낙심했고 계속된 누리예산갈등이 교육감 폭행사건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놀랐으며, 10년 만의 전북현대 AFC 정상 등극 소식에 기뻐했다. 4월 치러진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이 전북과 전라지역을 석권하면서 3당 체제가 출범했다. 전북대학교병원은 어처구니없는 응급환자 관리로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취소되는 오명을 안았으며, 지난해 재심대상에 올랐던 사건들이 모두 무죄로 확정되면서 당사자들은 누명을 벗었다. 올 한해 이슈화 되며 전북지역을 뜨겁게 달궜던 10대 뉴스를 정리했다.

 

■ 더민주 몰락…3당 경쟁체제 구축

▲ 지난 4월 14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2명뿐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들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4·13 20대 총선은 수십년간 지속돼온 전북 정치지형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지난 2015년말 창당한 국민의당 후보가 도내 선거구 10곳중 7곳(김광수, 정동영, 김관영, 조배숙, 유성엽, 김종회, 이용호)에서 당선했다. 정통야당을 자처해온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 바람에 밀려 2석(이춘석, 안호영) 확보하는데 그쳤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당선자(정운천)를 낸 것도 20여년만으로 3당 경쟁체제가 구축됐다.

 

도민들의 더민주에 대한 경고는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예견됐다. 14개 시·군 단체장 가운데 7곳을 무소속에게 내줬다. 도민들은 더민주가 전북에서 보여준 안일한 행태와 공천과정에서 보여준 구태에 대한 실망감을 표로 보여줬다. /은수정 기자

 

■ 삼성, 새만금 투자 계획 철회

▲ 삼성의 새만금 투자 MOU 무산과 관련해 지난 10월 24일 삼성 사장단과 전북 국회의원들이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삼성그룹이 2011년 전북도와 체결한 새만금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른 투자 계획을 철회해 도민과 지역 정치권의 공분을 샀다.

 

지난 10월 24일 전북 국회의원과 삼성그룹 사장단 간 간담회에서 삼성 측은 “전북도민들에게 실망과 상실감을 드린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북에 대해 마음의 빚이 있기 때문에, 향후 새로운 대형사업 투자 계획이 있을 때 가장 우선적으로 전북지역(새만금)을 검토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은 원래 삼성과 전북도·정부부처가 맺은 새만금 MOU가 ‘정치적 쇼’로 판명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명국 기자

 

■ 최순실 사태, 도민 촛불집회 한마음

▲ 17일 전주 충경로에서 열린 전북도민 6차 총궐기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순실 사태’를 지켜보던 도내 70여 개 시민·사회단체는 하나 된 목소리를 위해 ‘전북 비상시국회의’를 결성, 11월 5일 도민 3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첫 전북도민 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다.

 

도민들은 매주 토요일 오후가 되면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며 광장에 모이고 있다. 전주에서는 시내버스 기사들의 경적시위가 재현됐고, 많은 인원이 모였음에도 평화적인 시위가 이어지며 마치 축제와 같은 모습이 연출됐다. 박 대통령의 3차 담화 직후 열린 12월 3일 제4차 전북도민 총궐기에는 주최 측 추산 2만5000명의 도민이 참가해 역대 최다인원이 운집하기도 했다. /천경석 기자

 

■ 전북대병원 권역응급센터 취소

▲ 두살배기 소아 응급환자에 대한 치료 거부로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취소된 전북대병원 전경.

두살배기 중증외상 소아환자 사망에 대한 책임으로 전북대병원의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취소됐다.

 

9월 전주에서 김모 군(2)과 김 군의 외할머니가 후진하던 견인차에 치여 전북대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전북대병원은 응급 수술 의료진이 부족해 수술을 할 수 없다며 치료를 거부했다. 전북대병원은 전국 13곳의 대형 종합병원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주대병원에 뒤늦게 도착하면서 김 군은 끝내 목숨을 잃었다.

 

보건복지부는 중앙응급의료위원회를 열어 비상진료체계의 비정상적 운영, 환자 평가·진료 미흡, 환자 전원 의뢰시 정보 전달 부족 등의 이유로 전북대병원의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취소하고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남승현 기자

 

■ 살인사건 재심, 잇단 무죄 판결

▲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사건 재심에서 16년만에 누명을 벗은 3명과 관계자들이 무죄 판결에 기뻐하고 있다.

1999년 2월 6일 발생한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에서 동네 선후배 3명이 징역 3~6년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쳤다. 박준영 변호사는 피고인들을 설득, 전주지법에 재심을 청구해 받아들여졌고 3명은 무죄판결로 누명을 벗었다.

 

2000년 8월 10일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피고인 최모씨는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했다. 최 씨는 지난달 열린 재심에서 16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과 기소한 검찰, 미진하지만 판결을 내린 법원까지 과오를 인정하며 사과를 했지만, 당사자들은 국가보상을 예고하고 있어 사건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백세종 기자

 

■ 현대重 군산조선소 도크 폐쇄 위기

▲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전북 조선산업 종사자 100여명이 집회를 갖고 ‘군산조선소 도크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전북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도크 폐쇄 소식으로 전북이 크게 술렁였다.

 

군산조선소 도크 폐쇄는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에 배정한 LPG 운반선 2척을 울산본부로 재배정하면서 불거졌다.

 

10월 21일 송하진 도지사와 문동신 군산시장은 현대중공업 본사를 찾아 선박 건조 물량 배정을 요구했지만, 사실상 거절 의사를 전해들었다. 10월 31일 정부의 ‘조선밀집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 속에도 현대중공업의 유휴설비 조정(도크 3개 가동 중단)이 포함돼 울산조선소 4·5도크에 이은 군산조선소 도크 폐쇄 위기가 고조됐다. 전북 정치권과 상공인단체, 노사는 군산조선소 존치를 요구하는 100만 도민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 전북 첫 구제역 발생, 또 터진 AI

▲ 지난 11월 21일 김제 금구면 육용오리 농가를 시작으로 AI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한 양계농가에서 방역이 이뤄지고 있다.

구제역 청정 지역이었던 전북은 구제역 발생 지역이 됐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국내에서 처음 검출된 H5N6형 AI 바이러스가 전국을 덮치면서 오리와 닭에 대한 대량 살처분이 이뤄졌다.

 

1월 11일 김제시 용지면의 돼지 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 의심축이 최종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전북지역에서는 최초로 구제역이 나타났다. 이틀 뒤인 1월 13일 고창군 무장면의 돼지 농가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됐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 2015년 12월 23일 가축전염병예방법이 개정된 이후 처음으로 가축 반출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또 11월 21일 김제시 금구면 육용오리 농가를 시작으로 정읍시, 고창군, 부안군 등에서 AI가 발생했다.

 

■ 탄소법 제정, 국가 육성 근간 마련

▲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탄소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탄소법안)이 통과되고 있다.

5월 19일 ‘탄소소재 융복합 기술개발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탄소법)’이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극적으로 통과했다.

 

탄소법은 2015년 11월 수정안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에 상정돼 가결 처리됐고, 12월 30일 법사위를 통과했다. 그러나 같은해 12월 31일 국회 본회의 최종 의결만 남겨두고 새누리당이 기업활력제고법(일명 원샷법), 테러방지법 등 쟁점 법안과 탄소법을 연계해 처리하겠다는 ‘연계 전략’을 폈고, 결국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결국 2014년 5월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국회의원(전주병)이 대표 발의한 뒤, 2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탄소법 제정은 탄소산업 육성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제도적 근간이 마련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문민주 기자

 

■ 계속된 누리예산 갈등, 불씨 여전

▲ 전북어린이집연합회가 지난 8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승환 교육감에게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둘러싼 논란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됐다.

 

전북교육청은 교육부의 거듭된 압박에도 불구하고 올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누리과정 예산 전액 국고 지원’ 원칙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고, 교육부는 내년 교부금 감액 조치를 전북교육청에 통보했다.

 

급기야 전북도가 나서 누리과정 운영비 188억 원을 긴급 지원했다. 또 전북도의회는 올 추경에 누리과정 예산을 세우고 교육청에 동의를 구했지만, 김승환 교육감이 수용하지 않았다.

 

내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도 정부 지원금(5개월분)만 반영되면서 지속적인 논란을 예고했다. /김종표 기자

 

■ 전북현대, 10년만에 ACL 우승

▲ 지난 11월 26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 현대 모터스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전북현대모터스축구단(단장 이철근)이 10년 만에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우승컵을 안았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지난 11월 26일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알 아인과의 결승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 1차전 2-1 승리를 합해 1승 1무로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전북은 올 시즌 최대 목표를 ACL 우승으로 정하고 김신욱과 로페즈, 김보경 등을 영입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

 

전북은 ACL 8강에서 상하이 상강을, 준결승에서 FC서울을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해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최강희 감독은 두 번째 ACL 우승의 주인공이 됐으며 2016 AFC 어워즈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김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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