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지지율 회복 시급 공감대 / 정동영-박지원 간 2강 구도 속 당내 연대·이합집산 가속 예고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지원계’와 ‘반박지원계’ 대결로 압축돼 당대표 경선의 전초전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예상을 깨고 반박지원계가 크게 승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우세가 예상되던 전당대회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전이 예상된다.
경선을 앞두고 주승용-조배숙 의원은 반박지원계로 분류되는 정동영 등 호남권 의원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은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야당과 대선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국민의당 기반인 호남의 지지를 굳건히 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반면 김성식-권은희 의원은 박 전 원내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등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안 전 대표는 이들의 당선을 관철시키기 위해 당내 의원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설득작업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경선을 앞두고 “전국적 수권정당으로 나서는 것이 진정한 호남의 뜻이자 국민들의 뜻”이라며 전국 정당화를 강조했다.
당내 세력 기반이 강한 안 전 대표와 박 전 원내대표의 지원을 받은 김성식-권은희 의원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주승용-조배숙 의원이 승리했다. 주 의원이 23표, 김 의원이 12표를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승용-조배숙 의원의 승리는 당의 근간인 호남의 지지율이 추락하는 상황에서, 호남 지지율 복원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의원들 사이에 공유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정당도 호남이 건재해야 가능하다는 전제가 깔린 것이다. 또 박 전 원내대표의 ‘독주체제’에 대한 불만과 박 전 원내대표와 안 전 대표의 전국 정당화 이미지 노선이 무리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1월 15일에 열리는 국민의당 전당대회 대결양상도 한층 더 복잡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원내대표와 정 의원의 2강 구도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내 입지나 조직기반이 탄탄한 박 전 원내대표가 우세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예측 불허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후발주자로 반박지원계로 분류되는 황주홍 의원과 문병호 전략홍보본부장, 김영환 전 사무총장이 당 대표 경선에 나설 것을 밝혔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당 내부에서 안철수-박지원이 아닌 다른 대안을 내세워야 제3지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 ‘탈 박지원-안철수’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위기를 느낀 안 전 대표와 박 전 원내대표는 더욱 굳건하게 연대를 구축하고, 정 의원 등 반대세력은 이합집산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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