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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남문 앞 3500여 명 모여 "적폐 청산"…촛불로 마감한 2016년

제8차 전북도민총궐기 열려 / "정유년에도 촛불 밝힐 것"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참석 '눈길'

 

 

병신년(丙申年) 마지막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 집회’가 열린 31일 오후 5시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주최 측 추산 3500여 명(경찰 추산 1000여 명)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적폐 청산을 촉구하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뒤 소폭 주춤세를 보이던 촛불집회 인파는 지난 24일 제7차 전북도민총궐기대회(주최 추산 2000여 명)를 기점으로 다시 활력을 보이고 있다.

▲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제8차 전북도민총궐기'가 31일 오후 5시부터 진행된 가운데, 시민 35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 및 적폐 청산 등을 외치고 있다. 권혁일 기자

특히 이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이춘석·안호영 국회의원, 김승수 전주시장, 김성주·김춘진 전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도 풍남문 광장을 찾아 민심의 열기는 더 고조됐다.

세월호 인양에 대해 말하고 싶다며 무대에 오른 한 청소년은 “아직 인양되지 못한 9명이 차가운 바다에 있는데, 세월호는 우리나라 권력자들이 학생들을 구할 충분한 기회가 있었음에도 살리지 않은 것”이라면서 “최근 대통령이 세월호 당일 7시간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는 분노할 수밖에 없고, 우리는 앞으로도 이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비상시국회의 대학생 대표 황세연 씨는 “이번 사건은 최순실 사건뿐 아니라 세월호, ‘위안부’합의, 전교조 문제, 개성공단 사태 등 모든 문제가 더해져 일어난 것”이라면서 “우리가 가만히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대한민국이 만들어진 것이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2017년에도 광장에 나와 이야기하고 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도민 중 1000여 명은 ‘박근혜 퇴진’을 위한 ‘유건(儒巾·유생이 쓰는 두건)’을 쓴 뒤 “박근혜야! 네가 니 죄를 알렷다! 최순실아! 네가 니 죄를 알렷다”를 외쳤다. 또한 전북비상시국회의가 제작한, 제1차도민총궐기대회부터 이날까지 전북지역에서 진행된 집회 현장의 모습을 영상으로 모두가 시청하며 지난 성과를 돌아봤다. 이어 ‘즉각퇴진·조기탄핵·적폐청산’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시민들이 찢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 31일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제8차 전북도민총궐기'가 진행된 가운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및 이춘석·안호영 의원, 김춘진·김성주 전 의원, 김승수 전주시장 등 정치권 인사들이 참석한 모습. 권혁일 기자

전북비상시국회의 공동대표 이세우 목사는 “우리는 단순히 대통령 한사람만을 몰아내는 것이 끝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썩은 부분을 이번 기회를 통해 모두 치유하고 수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새롭게 달라진 대한민국을 위해 단 한 명의 촛불을 든 시민이 남더라도 시국회의는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공식적으로 집회가 끝난 것은 오후 7시였지만, 집회에 참석한 시민 중 일부는 잠시 후 진행되는 ‘제야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광장을 지켰다. 세월호 천막 주변에는 참가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다가오는 정유년을 2016년의 마지막까지 희망했다.

남승현·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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