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서 1000여명 집결 / '청소년문화제'도 열려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
세월호 참사 1000일(1월 9일)을 이틀 앞둔 지난 7일 오후 5시 전주 풍남문 광장. ‘제9차 전북도민 총궐기 대회’에 주최 측 추산 1000여 명(경찰 추산 700여 명)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세월호 인양을 촉구했다.
본 행사에 앞서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기억하기 위해 1분간 묵념했고, 촛불과 노란색 풍선을 들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이날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전주를 찾은 세월호 미수습자 조은화 양의 아버지 조남성 씨는 “전주 풍남문 광장에 세월호 천막을 만들어 유지하고 있는 전주 시민들께 진즉 인사를 드려야 했는데 많이 늦어 미안하고 고맙다”며 “은화를 빨리 찾고 싶은데, 현장 상황이 녹록지 않아 공정이 제날짜에 안 되고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세월호 인양은 우리 가족과 미수습자 9명을 생각하면 가장 중요한 것인데, 세월호 인양을 두고 불협화음이 나와서는 안 된다”며 “지난 2년 8개월의 세월을 생각하면 할 말이 많지만 인양을 통해 9명을 찾고 진실을 알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시민들은 추위마저 잊은 채 세월호를 표현하는 춤과 공연을 보며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라는 글과 세월호의 그림이 새겨진 대형 풍선을 머리 위로 전달하는 등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 풍남문 광장에서는 전북고교학생회장단연합이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기 위한 제2회 청소년 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학생들은 풍남문 광장에 간이 천막을 치고 떡볶이 등 분식을 파는 ‘우주의 분식집’을 차리고 ‘탄핵 매운맛’, ‘황교안 (대리)야끼’, ‘쌤통이다 염통이다’ 등 시국을 풍자한 먹거리 등 학생들이 보여줄 수 있는 참신함을 선보였다.
광장 한쪽에는 문화제에 참여한 학생들이 ‘단원고 4·16 기억교실’을 재현하고, 세월호를 추모하며 학생들이 그린 그림과 손편지를 적은 노란 종이배로 리본 모양을 만들어 전시하기도 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제욱 전북고교학생회장단연합 부의장은 “학생들도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문화제를 열었다”며 “전북 비상시국회의와 교육청에서 도움을 줘 행사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승환 전북도 교육감과 김승수 전주시장 등도 참석해 학생들의 문화제를 응원했다.
행위예술가 심홍재 선생의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이라는 글귀를 적는 퍼포먼스가 이뤄질 때는 김승환 교육감도 참석해 ‘세월호 진실이 떠오릅니다’라는 글귀를 적기도 했다. 참석한 학생과 시민들도 퍼포먼스에 참여해 함께 새해 소망을 적었다.
유가족과의 대화에서는 아직 미수습된 단원고 학생 조은화 양의 아버지 조남성 씨도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특히 이날 기존 집회와 다르게 눈에 띈 점은 수화 통역사가 무대에 올라 시민들의 발언을 수화를 통해 전달한 점이다. 학생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질 때 수화사는 눈물을 보이며 수화를 이어가기도 했다.
전주 수화통역센터의 민수연 씨(37)는 “주최 측 선생님이 통역센터에 연락했는데 좋은 의미가 있어 기분 좋게 참여했다”며 “학생들의 발언이 참 수준 높고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승현·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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