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들이 찾아가서 공연과 전시를 관람하는 것은 소모적인 예술행위에요. 문화·예술교육은 향유에 그치지 않고 도민들이 직접 생산할 수 있도록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입니다. 담벼락이 전시장이 되고 이웃이 모여 소품 바느질을 하거나 우리 동네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 것, 문화·예술의 일상화가 궁극적인 목표에요.”
지난 2011년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설립과 동시에 센터 팀장으로 근무하는 등 지역 문화예술교육의 시작을 함께 해온 임진아(45) 전북문화관광재단 문화예술교육팀장. 전국적으로도 모범사례가 될 정도로 예술교육을 통해 지역을 아우르는데 힘써왔다.
대학에서 공예(가구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지난 2002년부터 약 10년 간 교동아트미술관 초대 큐레이터 등 전시기획자로 활동했다. 그는 “예술기획은 예술인들의 관점에서 전시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면 예술교육은 예술인과 대상자로서의 주민들을 연결해주는 사업”이라면서 “비슷한 기획일이지만 예술교육은 대상자들의 요구와 필요에 따라 시작하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인력양성이 문화·예술 교육의 핵심이다. “지역에 예술인 기반은 풍부해요. 다만 예술인과 도민 사이를 이어줄 문화·예술 교육자는 턱없이 부족했죠. 결국 인력의 성장이 지역 예술 교육의 성장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는 센터 재직시절부터 중앙 전문가들을 초빙해 문화예술교육 기획자 양성과정-성장아카데미를 진행했고 배출된 기획자들은 도내 시·군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도내에 교육이 도입된 2011년은 문화예술교육을 이해하는 폭이 너무 좁았고, 단순히 그림을 배우고 악기를 배우는 식의 장르강좌가 예술교육이라고 인식되던 상황. 현재는 삶과 문화의 경계를 허물고 지역사회를 활성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재단에서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그는 “지역 문화·예술계가 성장하고 나아가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지원체계 방식이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나 재단에서 사업을 세우고 지원 단체를 모집하기 보다는 예술인들이 그들의 가치와 활동성, 상상력을 지역에 환원할 수 있는 이슈를 던지고 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사업 방식들은 수동적이에요. 문화예술인과 교육자들이 직접 하고 싶은 활동과 필요한 부분들을 발굴해서 제안하면 신선함을 공급하면서도 틀에 박히지 않는 지원이 될 것 같아요. 지난해 청년문화의 숲과 엉뚱깽뚱 아이디어 공모가 이러한 시도였고 앞으로도 새로운 지원방식과 운영체계를 모색할 계획입니다.”
또한 도내 청년예술인들이 예산 지원 없이 재능을 모아 2015년 만든 축제 ‘스테이 풀리시(stay foolish)를 사례로 들며 자생력 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과연 건강한 문화판을 만들어가는 것인지에 대한 원론적인 고민도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며 “각자의 역량을 모은 예술가와 예술계의 연대를 통해 이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