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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고' 열풍 시각 교차] "지역경제 활력"…"사고·범죄 우려"

편의점 등 상가 매출 올라 / 자치단체 관광상품 계획 / 과다 몰입하다 안전 위협 / 게임 설치 유도 스미싱도

지난달 24일 벼락처럼 등장한 ‘포켓몬 고’게임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몬스터 출몰이 많은 전주 한옥마을과 덕진공원 등으로 모이고 있다. 이를 두고 일대 상권과 자치단체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제로 활용하려 하고 있지만, 경찰과 전문가들은 안전과 치안, 정체성의 훼손 등의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포켓몬 고’를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을 정리했다.

 

△“물 들어 올 때 노 저어야”…상인·공무원 ‘환영’

 

“세상에… 덕진공원에 몰려든 저 젊은이들 좀 봐.”

 

전주시 덕진동 덕진공원 인근의 한 편의점 대표는 최근 ‘포켓몬 고’의 여파를 가장 가까이에서 실감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평소 덕진공원은 주로 장기를 두러 온 노인들 위주였는데, ‘포켓몬 고’ 출시 이후 젊은층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 매출이 게임 출시 전과 비교해 20%가량 증가했는데, 특히 핫팩이 인기가 많고 보조배터리는 이미 재고가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전주 덕진공원처럼 ‘포켓몬 고’게임안의 게임장소로 등장하는 전주시 한옥마을과 전북대 등은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전주 한옥마을은 게임의 필수 아이템인 몬스터볼을 획득할 수 있는 포켓스톱이 무려 50여 개에 달해 ‘포켓몬 고’ 성지로 통한다.

 

전주 한옥마을 소상공인연합회 이석동 회장은 “시대정신이 ‘포켓몬 고’를 하러 한옥마을에 오는 시류로 흘러가고 있다”며 “한옥마을 상인들과 함께 ‘포켓몬 고’를 활용한 한옥마을 활성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전북도 관광마케팅과 최인경 주무관은 “몬스터가 자주 출몰하는 전주 한옥마을과 덕진공원 등 전북을 대표하는 관광지를 함께 소개할 수 있는 온라인 홍보 계획을 수립 중”이라면서 “잠재력이 많은 증강현실 게임에 연계한 지역 마케팅 개발에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한 증강현실 게임인 포켓몬 고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1일 전주한옥마을이 관광객들과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들로 붐비고 있다. ·박형민 기자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야”…경찰·전문가 ‘신중’

 

“군산에서 오늘 밤 10시 전주 원정 가실 분?” 지난 31일 포켓몬 고 네이버 공략카페의 한 네티즌은 “오후 11시쯤 도착해서 새벽 2시까지 포켓몬을 잡고 다시 군산으로 돌아오려는데 3명까지는 같이 (제 차에) 탈 수 있어요”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전주 덕진공원에서 한옥마을까지 차를 타고 몬스터를 싹쓸이하자”며 게임매니아들을 모집했다.

 

이들처럼 ‘포켓몬 고’의 더 큰 쾌락을 느끼기 위해 인터넷 등에서 만난 사람들과 ‘파티(합동)’를 맺어 게임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심지어 달리는 차량에서 몬스터를 잡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상당수는 스마트폰의 화면에 집중해 인접해 오는 사람과 차량을 신속히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게다가 포켓스탑이 밀집된 한옥마을 내 경기전과 전동성당, 오목대 등에 게임을 하는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고즈넉한 한옥마을의 정체성마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게임 몰입으로 주변을 살피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와 게임으로 사람을 유인해 범죄를 저지르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심야 시간 공공장소 무단침입과 ‘포켓몬 고’ 설치를 유도하는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게 해 스미싱과 파밍 등을 일으키는 피해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최영기 교수는 “외국 기업이 만든 ‘포켓몬 고’ 열풍에 편승해 지역에서 이를 관광상품화로 모색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그러나 전북은 포켓몬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 많은 것 자체만으로도 지금까지 전북도가 해온 지역 마케팅의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을 잘 활용해 지역성과 융화되는 형태의 게임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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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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