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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백신접종 구멍 '예고된 인재'

정읍 발생농가 항체형성률 5% 불과 / 표본검사 방법 허점·농가도 관리 부실

▲ 7일 오후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정읍시 산내면 한 한우농가 인근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살처분 된 소를 매몰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제역이 발생한 정읍시 산내면 한우농가의 항체형성률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 정부와 자치단체의 백신 접종 관리·감독의 허점이 도마에 올랐다. 방역당국의 항체형성률 표본검사가 10% 미만 이뤄지면서 방역상 구멍이 생긴 것이다. 농가도 백신 접종 관리를 부실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북도에 따르면 정읍시 산내면 한우농가의 항체형성률을 조사한 결과, 소 20마리 가운데 1마리에서만 항체가 발견돼 항체형성률은 5%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북 소 항체형성률 96.6%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수치다. 이러한 수치 간 괴리가 발생한 것은 평상시 항체형성률 표본검사가 도축장에 출하된 소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일부만 표본검사하는 방식이다.

 

전북도는 지난해 소 농가 923곳(1398마리)을 대상으로 항체형성률을 검사했다. 이는 전북에서 사육하는 한육우 농가 8291곳(32만2579마리), 젖소 농가 320곳(2만9517마리) 등 소 농가 8611곳(35만2096마리)의 농가수 대비 10%, 사육 마릿수 대비 0.39%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항체형성률은 도축장에 출하된 소를 대상으로 농가당 1마리를 검사하고 있다. 긴급 방역이 이뤄질 경우 추가로 항체형성률 검사를 한다. 실제 정읍시 산내면 한우농가는 지난해 전북 항체형성률 표본검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전북도 관계자는 “항체형성률이 낮은 농가가 도축장으로 소를 출하하지 않거나 출하해도 검사관이 임의적으로 표본검사를 하기 때문에 누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표본검사 방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항체형성률이 낮은 농가를 사전에 발견하지 못하는 현 구제역 백신 접종 관리·감독 시스템 외에도 농가의 부실한 백신 접종 관리가 구제역 발생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실제 이 농가는 지난해 8월 26일 백신을 접종했지만 항체형성률이 5%로 낮게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백신 효능보다는 백신 보관과 투약 과정에서 농가 과실 가능성을 제기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역학조사 결과, 농가가 냉장(2~8℃) 보관한 백신을 실온(18℃) 기준으로 맞추지 않고 바로 접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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