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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사습보존회 내홍 최고조

정상화 추진위 "개최일 연기돼도 바로 잡아야" / 송 대행 "사태 빨리 마무리 짓고 올 대회 치러야" / 전주시, 장기갈등에 조만간 강력대책 발표키로

▲ 16일 전주 여명카메라박물관에서 열린 ‘전주대사습놀이 보존회의 정상화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일부 보존회 이사들이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동철, 정명숙, 조소녀, 최승희, 나재순 명창.

3개월 후면 전주대사습놀이를 개최해야 할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의 내부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대회 개최를 앞두고 보존회가 조속히 정상화돼야 한다는 것에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상화 방안을 두고 송재영 이사장 권한대행과 일부 보존회 이사들 간에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 집행체제에 반발해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일부 이사 등이 꾸린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정상화 추진위원회는 16일 “보존회 정상화의 첫 걸음으로 정관을 무시한 채 뽑힌 현 이사장 권한대행이 물러나고 다시 선출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대사습의 공정성 확보와 권위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대회를 늦게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제대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송재영 이사장 직무대행은 “이미 일부 이사들이 최근 법원에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 선임가처분 신청을 했다”면서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그 전에 사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원칙과 기준을 무시한 것이다”고 말했다.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올해 대사습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정명숙 조소녀 최승희 최동철 나재순 김일구 김영자 김명신 왕기석 조용안 모보경 등 보존회 이사 및 회원이 속한 (사)전주대사습놀이 보존회 정상화 추진위원회는 16일 전주 여명카메라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준숙 전 이사장 사퇴 후 진행된 갈등 과정과 위원회의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왕기석 명창은 “현 상황대로 흘러가면 낡은 관습은 깨기 어렵고 대사습의 미래를 꺾는 일”이라면서 “모두 냉정하게 대사습의 장기 발전을 위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선적으로 이사장 직무대행과 관련한 사태가 해결되면 회원 가입 자격을 넓히고 이사들도 모두 사표 쓰고 재신임하는 등 후속 정상화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재영 이사장 권한대행의 도덕성 문제도 제기됐다. 위원회는 송 이사장 권한대행이 지난달 열린 제2차 이사회에서 최승희 이사와 모보경 회원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했지만 사과도 없는 상태로 이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 권한대행은 잘못은 없지만 최승희 선생님이 어른이기 때문에 사과하러 찾아가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보존회 내부 갈등으로 올해 대사습 개최가 미뤄지다가 자칫 열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특히 올해는 문체부 지침에 따라 지난해 심사위원 비리 사건으로 장원에게 주는 대통령상이 회수됐고, 이번 대회를 잘 치러야만 내년에 다시 대통령상을 줄 수 있게 된다. 과연 국무총리상 타려고 실력자가 대사습을 출전하겠냐는 걱정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만큼 올해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가 중요하다.

 

위원회는 “대회를 앞두고 갈등이 장기화되는 것에 대해 외부에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대사습의 전통을 올바르게 지켜내기 위해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면서 “제대로 서지 못한 단체가 치르는 행사가 성공하겠느냐, 날짜에 연연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전주시와 전북도의 올해 대사습 개최를 위한 강경한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보존회 내부 문제와 대사습 개최와 관련해 더 이상 보존회에 맡긴 채 지켜볼 수 없어 시에서도 강력한 대책을 세우고 있고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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