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를 '시골 촌구석'으로 표현 등 비하 보도 / '팩트' 없는 여의도 증권가 풍문 '침소봉대'도
오는 25일 기금운용본부의 전북혁신도시 이전을 앞두고 일부 중앙언론의 ‘기금운용본부 때리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들 언론은 기사와 칼럼 등에서 ‘시골 촌구석’, ‘논두렁 본부’등 원색적인 비하발언도 서슴치 않으며 기금본부 전북시대에 흠집을 내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을 반대하는 목소리의 결론은 하나같이 서울사무소 확보와 기금본부의 공사화로 귀결되고 있어, 현행법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연금제도의 기본취지마저 무색케 하고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 기금본부의 독립성을 빙자한 민간투자 공사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전북이전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는 기금운용 인력의 이탈과 신규채용 어려움, 투자금융 인프라 부족 등이다. 그러나 기금운용본부의 전주이전 반대 주장에는 객관적 수치를 제시하기 보다는 여의도 증권가의 풍문을 마치 기정사실인 마냥 ‘침소봉대’식으로 보도하는 행태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언론은 ‘기금본부 업무 사실상 마비상태’, ‘국민연금 풍비박산’ 등 자극적인 기사제목을 앞세우고 있다. 이 같은 보도는 애초 국민연금공단이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기 전부터 있던 것으로 그 근거가 빈약하다는 평가다.
이러한 주장을 반박이나 하는 것처럼 최근 국민연금과 기금본부의 실적은 전주이전에 따라 엉망이 될 것이란 우려와 다르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 ‘아시안 인베스터’주관 시상식서 ‘운용능력부분 최우수 기관투자가 상’과 ‘한국 최우수 기관투자가 상’을 수상했다. 전주 이전을 바로 앞둔 이달에 발표된, 올해 국민연금이 국내 30대 그룹으로부터 받을 배당 총액도 1조568억 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배당액 8770억 원보다 20.5%나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조사결과가 나온 것은 전주이전이 결정되고 한참 지난 시점이라는 것이다. 기금운용역들의 혼란과 이탈로 실적에 큰 차질이 빚을 것이란 주장과 정면 배치된다.
숱하게 제기되고 있는 국민연금의 위기설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에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임의 가입자’도 3년 만에 30만 명을 돌파했다.
더욱 악질적인 보도행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조직 혼란을 전주 이전과 교묘하게 엮어 마치 국민연금의 모든 문제가 전주 이전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연금공단의 한 고위관계자는“제2사옥 부지를 마련하는 등 국민연금 전북이전에 맞춰 준비를 철저히 했다”며“전주 이전으로 기금운용역들의 우려와 불만이 제기될 수는 있지만 업무자체가 마비가 올 거란 지적은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기금운용역들의 엑소더스 문제에 대해서도 과장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본래 계약기간 만료 등으로 본부를 떠난 사람들까지 마치 전주 이전에 불만을 품고 사표를 쓴 것처럼 알리고 있는 것. 21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기금운용직의 계약기간은 평균 3~5년으로 전주 이전 확정 전에도 운용직의 전체 평균 근속연수는 3년 7개월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 전문가들도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과 관련 떠도는 우려에 대해 과장된 부분이 있는게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채수찬 카이스트 교수는“투자금융업계의 업무는 대부분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해외 투자자들 발길이 끊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국민연금이 투자의 주체이기 때문에 전주 이전으로 외국기업의 투자유치가 갑자기 소홀해 지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시 규모가 작다고 투자유치가 안될 것이라는 우려도 편견에 불과하다. 미국 최대의 연기금인 ‘캘퍼스’는 전주인구 65만 보다 적은 인구 47만의 소도시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에 위치해 있다. 캘퍼스의 사례는 도시규모가 곧 투자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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