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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궤도: 전라선 철길 답사기 ③ 삼례역] 호남 발길 모이던 관문, 이제는 문화 중심지로

삼남·통영대로 만나던 교통 중심지 / 동학농민혁명 불씨도 이곳서 타올라 / 이엽사 농장 등 일제 수탈 대상이기도 / 양곡창고들은 문화예술촌으로 재탄생

▲ 삼례역사. 권혁일 기자

지난 3일, 완주군 삼례읍.

 

삼례 읍내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서 있는 옛 역사(驛舍)를 지나, 남쪽으로 200m쯤 움직였다.

 

잘 숨어 있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주위 모습과 잘 어울린다고 해야 할까. 건물 크기가 작지는 않은데도 어쩐지 위화감이 없었다.

 

붉은 외장이 인상적인 새 역사가, 철길을 옆구리에 낀 채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기기관차 한 대가 그 특유의 ‘시-미-라-레-’ 하는 소리를 내며 무궁화호 열차를 이끌고 북쪽으로 출발했다.

 

호남 교통의 중심지

삼례

"삼례에 역참이 있었다는 사실은 알고 계시죠?

여기 보시는 것처럼 과거엔 지금의 익산역 같은 역할을 했던 곳이 바로 삼롑니다."

 

▲ 삼례역사 안에는 옛 삼례역참과 관련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권혁일 기자

 

윤대열 삼례역장이 역사 로비 한쪽을 가리키며 설명했다.

 

삼례역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옛 삼례역참에 관한 유물들이다.

 

교통과 통신의 거점 역할을 하던 역참은 전국 주요 지점에 있었다. 삼례 역참은 그 가운데서도 특별한 위상을 갖고 있었는데, 바로 삼남대로와 통영대로가 만나는, 호남의 관문이었던 것이다.

 

철도로 치자면 삼남대로는 호남선, 통영대로는 전라선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의 익산역 역할을 과거 삼례역참이 했던 셈이다.

 

▲ 플랫폼에서 바라본 삼례역사. 권혁일 기자

 

 

이렇게 예로부터 교통의 중심지였으니 사람들이 모이기도 쉬웠을 것이다.

 

1892년, 동학교도들이 삼례에 모여 ‘삼례집회’를 연다. ‘교조 신원’과 ‘포교의 자유’를 외친 이 집회를 통해서 전봉준을 비롯한 지도자들이 떠올랐고, 또 여기서 동학농민혁명의 불씨가 지펴졌다고 평가된다.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에서 삼례가 다시 등장한 것은 1894년. 일본군이 경복궁을 점령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그해 9월, 전봉준 등은 삼례에 집결해 재기포를 준비한다. 이것이 2차 봉기다.

 

김정호 완주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장은 “삼례는 동학혁명 2차 봉기의 주 무대며, 이는 갑오개혁, 3·1운동 등 현대에 이르는 민족 운동의 정신적 모태가 됐다”며 “특히, 나뉘어 있던 남접과 북접이 삼례 2차 봉기를 계기로 화합하게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 옛 삼례역참이 있던 장소로 추정되는 삼례 동부교회 모습. 권혁일 기자

삼례 곰멀마을에 있는 동부교회 부근이 삼례집회의 현장인 삼례역참터로 알려져 있다. 다만 지금은 이와 관련한 자료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동부교회 관계자는 “삼례역참터가 이곳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이를 기념할 자료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면서 “지역 역사를 조사하는 이들이 자주 찾아오곤 하지만 도와드릴 수 있는 게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삼례 찰방다리 부근 도로변에는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세운 삼례봉기 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완주군 보건소 인근에는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이 조성돼 있다.

 

▲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 한쪽에 서 있는 조형물. 권혁일 기자

 

▲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 안, 제단 위에 놓인 조형물. 농민군의 모습을 형상화해 돔 형태로 구축했다. 권혁일 기자

 

비껴가는

철마

 

그렇게 ‘호남 교통의 중심지’였던 삼례는 철도교통 시대로 접어들면서 ‘호남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이리(익산)에 내주게 된다.

 

1912년 3월 6일 호남선 강경~이리 구간이 개통되고 이리역(현 익산역)이 문을 열었다. 또 군산선 군산~이리 구간이 개통됐다. 호남선은 이리에서 곧장 남쪽으로 내달려 김제, 정읍을 거쳐 송정리, 나주를 지나 목포로 향했다.

 

이것부터였을까? 21세기가 되어 익산역과 전주역에 고속열차가 정차할 때, 삼례역은 고속열차가 플랫폼을 지나 가버리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한때 호남고속선을 익산역이 아닌 삼례 인근을 지나도록 짓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결과는 물론 익산역을 통과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2011년 전라선 복선전철 개통을 앞두고 삼례역에도 전라선 KTX를 정차시켜 달라는 목소리 또한 나왔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 지난 3일, 여수EXPO행 KTX-산천 열차가 삼례역 플랫폼을 스쳐 지나가고 있다. 권혁일 기자

 

 

 

 

지난 2015년 철도통계연보에 기록된 삼례역 승하차 인원은 모두 11만2963명.

 

코레일 전북본부가 관할하는, 지금도 여객 취급이 이뤄지고 있는 12개 역 가운데서는 9번째다. 삼례역 뒤에 랭크된 세 역은 오수역과 임실역, 그리고 장항선 대야역이다.

 

아홉 번째라. 도찰방이 있던, 삼남대로와 통영대로가 만나는 호남 교통의 중심지였던 삼례의 옛 위상과 비교하면 개운하지 않다.

 

▲ 삼례역 플랫폼에서 동산 방향을 바라보며. 권혁일 기자

 

다만, 그렇다고 해서 삼례가 아예 ‘교통이 불편한 곳’으로 전락해버린 것은 아니다.

 

삼례는 1번 국도가 지나는 곳이고, 호남고속도로와 익산포항고속도로가 이곳을 지난다. 자동차를 이용한 도로교통은 강세인 것이다.

 

완주문화원 관계자는 “아무래도 교통의 많은 부분이 익산에 편입된 것은 맞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교통 환경을 보면 삼례는 여전히 교통의 요충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례역과

양곡 창고

 

삼례에 철도가 들어온 것은 1914년 11월 17일.

 

전라선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이리-전주 간 경편철도’가 들어설 때 삼례역 또한 ‘보통역’ 등급으로 함께 문을 연다.

 

춘포역과 임피역이 서로 닮았다고 하지만, 옛 삼례역사도 원래는 그들과 흡사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1997년에 석재 외장을 가진 꽤 큰 역사가 지어졌다. 이 건물은 원래는 처마 끝 등의 형태만 살짝 한옥 지붕을 흉내 낸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지난 2013년 ‘세계 막사발 미술관’으로 재탄생하면서 지금과 같은 모양의 지붕이 새로 얹어졌다.

 

새로 지어진 지 불과 14년 만인 지난 2011년, 전라선 복선전철화로 선로가 지나는 위치가 살짝 바뀌면서 삼례역도 남쪽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지어졌고, 남은 역사는 미술관이 됐다.

 

▲ 삼례역 플랫폼에서 바라본 옛 삼례역사 방향. '세계 막사발 미술관'이라고 쓰인 건물이다. 새로 얹어진 한옥형 지붕이 눈에 띈다. 권혁일 기자

 

▲ 세계 막사발 미술관 모습. 2011년 전라선 복선전철화 전까지는 이 건물이 삼례역사였다. 권혁일 기자

지난 2013년 8월 15일 문을 연 이 미술관에는 가마와 공방은 물론 작가들이 묵을 수 있는 레지던시도 마련돼 있다. 이제는 철도 차량 대신 흙으로 빚은 미술품들이, 승객 대신 관람객이 이곳을 찾는다.

 

이 자리에서 읍내 방향을 바라보면 좌우로 서 있던 것이 양곡 창고였다.

 

1920년대부터 이곳에는 양곡 창고가 들어서기 시작했는데, 인근에서 생산된 곡식들이 이곳에 모여 삼례역을 거쳐 전라선과 군산선 철도를 통해 군산항으로 가곤 했다.

 

물론 삼례가 단순히 ‘물류 기지’의 역할만 한 곳은 아니다.

 

전북의 평야 지역 대부분이 그렇듯, 완주 지역에도 당시 지명으로 조촌면 반월리에 ‘전북농장’이, 삼례면 삼례리에 ‘조선농장’ 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특히 대지주 시라세이(白勢) 일가가 1926년에 세운 식민농업회사 ‘이엽사’는 삼례역 부근인 후정리 일대에서도 농장을 경영하고 있었는데, 삼례역 인근의 이 창고들이 바로 그 이엽사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옛 삼례역사 앞에서 바라본 삼례역로 모습. 권혁일 기자

 

이엽사는 옥구군 서수농장 또한 경영하고 있었고, 소작료를 무려 75%나 내놓으라고 농민들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그 결과가 바로 옥구농민항일항쟁이다.

 

삼례역 인근의 창고들은 광복 후에도 계속 사용돼 왔고, 나중에 한 동이 추가로 지어지기도 했다. 이들이 역할을 내려놓은 것은 2010년의 일이다.

 

- 삼례 -

이제 ‘문화의 중심지’로

“책의 중심지, 문화의 중심지.

삼례가 그런 곳이 돼야 한다는 거예요.

‘우습게 보지 말라’는 거죠.”

 

벽에 녹색과 붉은색을 띤 판이 얼기설기 붙어 있는, 출입문 위에 어린 왕자가 앉아 있는 건물, 북 하우스. 옛 양곡 창고를 단장한 건물로, 10만여 권을 보유한 고서점 ‘호산방’이 여기 있다.

 

▲ 삼례 책마을. 어린왕자가 앉아 있는 건물이 ‘북 하우스’다. 권혁일 기자

 

▲ 삼례 책마을. 권혁일 기자

 

‘삼례는 책이다’는 표어를 달고 있는, 이 삼례 책마을의 중추를 이루는 곳에서 만난 박대헌 책 박물관 관장은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책’, 그리고 그 책으로 만들어내는 ‘문화’만큼은 삼례가 중심지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다.

 

“서울에도 없고 대형 서점에도 없는 책들을 놓고 전문가가 봐도 감탄할 수 있을 만한 수준으로, 아주 제대로 된 서점을 만들자, 이런 겁니다. ‘우습게 보지 말라’는 거죠.”

 

▲ 삼례 책마을 고서점 '호산방' 내부. 권혁일 기자

 

박 관장이 운영하는 책 박물관은 책마을에서 삼례역로를 건너가면 나오는 ‘삼례문화예술촌’에 있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양곡 창고가 ‘하드웨어’ 역할을 맡고, 박 관장이 강원도 영월에서 운영했던 책 박물관이 그 하드웨어 안에 들어가 ‘소프트웨어’를 이뤘다.

 

3일 취재팀이 이곳을 찾았을 때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 그림책 거장 ‘랜돌프 칼데콧’에 관한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책마을 ‘한국학 아카이브’에서는 또 다른 빅토리아 시대 거장 ‘케이트 그린어웨이’에 관한 전시가 열리고 있었으니, 그야말로 ‘그림책 축제’라 할 만하다.

 

▲ 삼례문화예술촌 책 박물관 입구 모습. 권혁일 기자

 

책에서 잠시 눈을 뗀다. 몇 발짝 물러서자 다른 건물들도 눈에 들어온다. 비슷한, 그러나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진 여섯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이 꼭 어떤 ‘마을’ 같다.

 

완주군이 원래의 기능을 잃어버린 옛 창고 건물들을 매입해 문화와 예술을 채워 넣었다. 이것이 지난 2013년 문을 연 ‘삼례문화예술촌’이다.

 

VM아트미술관, 문화카페 오스, 디자인박물관, 김상림목공소, 책 박물관, 책공방 북 아트센터가 마을을 이루고 있는데, 삼례성당 등 주변의 풍경과도 꽤 어울려서 위화감이 들지 않는다.

 

▲ 삼례문화예술촌. 권혁일 기자

 

▲ 지금은 디자인 박물관으로 쓰이는 옛 양곡 창고. 광복 후에 농협이 지었다고 한다. 권혁일 기자

 

▲ 삼례성당 건물(가운데)이 삼례 문화예술촌과 원래 한 덩어리였던 듯이 어울린다. 왼쪽은 김상림목공소. 권혁일 기자

 

▲ 삼례성당. 권혁일 기자

 

가족과 함께 온 엄지민(30) 씨는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을 보고 왔다”고 말했다.

 

아닌 게 아니라, 삼례문화예술촌의 풍경은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은’, ‘예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침 3일도 날씨가 좋아 하늘이 파랗게 비치는 날이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여행 명소다. 한국관광공사가 ‘2017~2018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하기도 했으니, 이쯤이면 ‘우습게 볼 수 없는’ 곳이 된 것은 분명하다.

 

윤대열 삼례역장은 “철도는 ‘네트워크 산업’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과거 ‘교통의 중심지’였던 삼례가 이제는 철도의 유산을 바탕으로 ‘문화의 중심지’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권혁일·김태경 기자

 

비비정에 앉아

만경강 바라보기

 

 

목에 방울을 달고 있는 삼색 고양이가 사람을 보자 발라당 드러눕는다. 다리가 짧은 흰 강아지는 길을 안내하겠다는 듯 사람 앞에 선다.

 

어느 커플이 웨딩 사진을 찍고 있고, 그 뒤 언덕 아래로는 만경강이 흐르고, 그 너머로는 전주 북부의 스카이라인이 서 있다. 두어 달 뒤면 U-20 월드컵이 치러질 전주 월드컵경기장도 함께한다.

 

1920년대에 지어진, 붉은 벽돌로 된 옛 삼례양수장 또한 이 풍경의 구성원이다.

 

▲ 옛 삼례 양수장 건물. 권혁일 기자

 

▲ 지난 3일, 완주군 삼례읍 옛 삼례양수장 건물 앞에 솜털 가득한 꽃눈이 올라와 있다. 권혁일 기자

 

▲ 언덕 아래 옛 삼례 양수장(왼쪽) 바로 옆에는 삼례 지역 주민들이 운영하는 비비정 농가 레스토랑(오른쪽)이 있다. 권혁일 기자

 

▲ 계단을 타고 언덕을 올라가면 카페 '비비낙안'과 물탱크 등 관련 시설이 있다. 전망대 시설물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시원하다. 만경강 너머 보이는 것은 전주시 북부. 권혁일 기자

 

▲ 언덕 위에 있는, 지금은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는 시설물.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던 유명자 씨(64)에 따르면 이 시설은 물을 퍼 올려 익산까지 보내던 시설이었다. 언덕 아래 양수장과 '한 세트'인 셈이다. 권혁일 기자

 

언덕 위 카페 ‘비비낙안’과 언덕 아래 ‘비비정 농가 레스토랑’은 ‘완산 8경’의 하나인 비비정을 중심으로 진행된 마을 문화공간 조성 사업의 결과물이다.

 

만경강 북단 언덕 위에 있는 비비정은 조선 선조 때인 1573년 최영길이라는 이가 처음 지었고, 이어 영조 때인 1752년 전라관찰사 서명구가 중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의 정자는 지난 1998년에 복원된 것이다.

 

과거엔 저 멀리 날아다니는 기러기 떼와 만경강에 떠 있는 배들을 이곳에 앉아 바라보는 풍경이 그렇게 좋았다고 한다. ‘비비낙안’이라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

 

▲ '완산 8경'의 하나였던 비비정 모습. 뒤로 만경강이 흐르고, 그 위로 전라선 철도 교량이 지난다. 권혁일 기자

 

▲ 삼례 비비정과 그 뒤를 지나는 옛 만경강 철교 모습. 김태경 기자

 

▲ 지난 3일, KTX 열차가 만경강 다리를 건너 삼례로 들어가고 있다. 지난 2011년 전라선 복선전철화 이전까지 열차가 다녔던 옛 만경강 철교가 그 뒤에 누워 있다. 권혁일 기자

 

옛날엔 배와 기러기를 볼 수 있었다면, 지금은 철교와 열차를 볼 수 있다.

지난 2013년 등록문화재 제579호로 지정된 옛 만경강 철교가 바로 옆에 있고, 전라선 복선전철화 이후 새로이 열차들이 밟고 지나는, 콘크리트로 된 구조가 인상적인 새 다리도 정자에서 멀지 않다.

해는 뉘엿뉘엿 기울고, 저어기 열차 하나가 만경강을 건너간다.

다리를 건너면 이제 전주다.

권혁일 기자

 

▲ 그림=이권중 기자

 

▲ 일러스트=이권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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