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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이 걸어온 길, 나아가야 할 길

▲ 강성오 다음 관현악단 예술감독

오늘 필자는 국악을 전공한 음악인이 아닌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갖게 된 의문에 관하여 펜을 들어 본다. 세계 많은 나라의 사람들은 그들이 영토를 갖고 있음을 인지하고, 고유의 언어를 쓰며 살아간다. 이웃 국가나 역사적 사유에 의해 영토분쟁을 갖고 있는 나라들이 많고, 열강의 언어에 밀려 자국의 언어를 잃어가는 사람들 역시 많다.

 

안일함·무관심이 무시·퇴보 낳아

 

멀리 볼 것 없이 독도라는 작은 땅을 두고 이웃 국가인 일본과 분쟁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들여다보자. 당연히 우리의 영토라고 믿으며, 긴 시간을 흘러 보내온 지금의 상황은 불편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선조들의 자취가 남겨져 있고, 그 사실을 뒷받침 해 주는 역사적 자료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왜 대한민국은 일본이라는 국가와 외교적 대립을 겪으며 지난하고 지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일까? 그들이 가져온 시간을 통해 축적된 역사적 증거들에 맞설 근거가 타당하지 않아서였을까? ‘관심의 결핍’, 이것은 변화를 꾀하지 않고 현재의 상태에 안주하고 더 이상 발전을 원하지 않는 우리의 사회 속에 당연하게 주워지고, 항상 갖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만들어낸 무사안일 풍조의 또 다른 의미가 아닐까하고 필자는 생각해본다. 살기엔 편하지 않았고, 삶의 이익이라는 효율성이 떨어진 먼 동쪽의 외톨이 작은 섬이었기 때문에 관심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독도가 영토로써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 지키지 않아도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의 땅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안일함과 무관심이 불편한 외교문제의 화두가 되어있는 현실이다.

 

국악이라는 음악의 존재성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고 여긴다. 우리의 역사를 음률로 기록한, 문자와도 같은 정신이 깃든 국악이 현실 속에선 정작 설 자리를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 대중적이고, 선호되어지는 서양음악에 밀려 존재하기가 어려운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국악이 다가가기 어렵고 지루한 음악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일까? 이러한 의문들은 본질을 잃은 의미 없는 겉핥기식의 논쟁일 뿐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공교육을 시작하는 순간 국어라는 언어를 배우는 것은 의무적인 교육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세종대왕이 나라의 존속과 백성을 위해 우리의 언어를 만들었으며 널리 전파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긴 역사를 지나오며 의무적인 제도 하에 한글을 지켜 왔기에 열강국인 중국과 일본의 언어에 밀리지 않고 유지가 되어 온 것이다. 국악 또한 그러하다. 여러 다른 나라의 음악들과 함께 저울질 하는 것이 아닌, 한 나라의 음악으로서 자리를 마련해 유지, 보수, 발전을 고수해야 할 것이다. 공교육의 음악교과가 서양음악이 주가 아닌 국악이 주가 되어 서양음악을 접하는 제도적인 바로잡기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 전통음악 보존 제도화해야

 

필자는 앞으로 본 칼럼을 통하여 국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해 나아가고자 한다. 관객의 외면을 받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음악이라는 편견은 개개인이 바꿀 수 있는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국악을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다양한 측면의 노력이 제도적으로 탄탄히 뒷받침이 되어 준다면, 우리의 정서가 담긴 한국의 전통음악은 결코 무시와 퇴보의 길을 걷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국가의 음악은 의무적인 보존이 뒷받침 되어질 때에 역사에 남겨질 것이며, 열강국의 종속적인 음악이 아닌 독립된 우리의 정신으로 이어 나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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