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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라] '나이로다'가 줄어든 '내로라'…어떤 분야를 대표할 만하다

무엇을 내놓으라는 말인가? 어떤 분야를 대표할 만하다를 뜻하는 말 ‘내로라하다’를 ‘내노라’ 따위로 쓰는 사람이 많다. 아마 ‘내놓으라’가 변한 것쯤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쓰는 듯하다. 뜬금없이 내놓으라니 대체 뭘 내놓으라는 소리인가?

 

바른말 내로라하다는 나+이+로다+하다로 이뤄진 말이다. 여기서 ‘나’는 바로 나를 가리키고 ‘이’는 서술격조사 이다의 이다. ‘로다’는 “장군감이로다”의 로다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까 ‘나이로다’는 (그중에 최고는 바로) 나다라는 의미다. 여기서 ‘나’와 ‘이’가 결합해 ‘내’가 되고, ‘로다’가 ‘로라’로 활용하면서 ‘하다’가 붙어 ‘내로라하다’가 됐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예전에는 ‘내로라 하다’처럼 띄어 썼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 내로라하다를 하나의 말로 올려놓았다. 그러니 띄어 쓰면 안 된다.

 

이 내로라하다는 우리가 흔히 쓰는 일본 한자말 ‘기라성’을 대신하기에도 아주 적합한 말이다. ‘기라(綺羅)’는 아름답고 고운 비단이나 그런 옷을 뜻하는 말로 여기에 별을 뜻하는 ‘성(星)’을 합성해 ‘밤하늘에 반짝이는 뭇 별’을 뜻하는 말로 만든 것이다. 여기서 기라는 반짝반짝을 뜻하는 기라키라(きらきら)의 어근이다. 우리가 한글이 없을 때 한자를 빌려 썼듯이 일본도 한자를 빌려 ‘기라’를 쓴 것이다.

 

일본에서조차 이 말은 바람직하지 않은 구조라고 평가한다. 우리나라 국어학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 말을 순화해서 쓰라고 하는데 그 순화어가 ‘빛나는 별’이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빛나는 별’ 같은 선배들을 모시고 행사를 갖게 돼 기쁩니다” 따위로 쓰는 사람은 없다. 이때 좋은 말이 ‘내로라하다’다. “오늘 이 자리에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모시고 행사를 갖게 돼 기쁩니다”로 말하면 아주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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