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동문예술거리 삼양다방 지하 문화통신사에서 마련한 청년예술가 네트워크 모임이 지난 12일에 열렸다. 청년예술가 네트워크는 지난해 5월, 전라북도 청년소통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다양한 청년예술가의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과 개인의 영역을 함께 고민하고, 공동 협업 과정을 거쳐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자생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청년예술인 실태조사, 지원정책, 예술인 복지법 등의 다양한 주제로 진행됐던 청년예술가 네트워크에서 이번에는 “청년예술가에게 말을 걸다.”라는 주제로 왕기석 명창과의 만남을 마련하였다. 왕기석 명창은 청년예술가들의 활동과 고민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무엇보다 선생님이 아닌 인생 선배로서의 편한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필자에게 부탁했다.
왕기석 명창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서 죄송합니다.”라는 첫 대화를 시작으로 열심히 노력해도 들어갈 수 없는 관립 단체의 시스템 구조와 오래 전 만들어진 전통 예술을 단지 ‘흉내내기’에만 급급해 있는 판에 박힌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기존 관립 단체는 단원들의 외부 활동을 비롯한 예술적 역량 기회를 제한하고, 객원 형식으로 공연을 진행하면서 신규 단원 채용을 하고 있지 않아 청년 예술가들에게 많은 기회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단원들의 폭넓은 예술적 활동을 보장하고 역량 강화를 통해 자생적인 기반이 만들어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순환적인 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통 예술은 그 당시 이루어졌던 시대를 반영하는 예술이라며, 이미 그것은 오래되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의 시대를 반영한 예술을 스스로 학습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야말로 청년 예술가가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노란 가로등이 켜진 동문거리에서 걸쭉한 술 한잔에 사철가를 불러주던 왕기석 명창은 사람의 됨됨이와 기본기를 갖추어 정해진 목표를 향해 단계를 꾸준히 밟아가라고 조언했으며, 지역의 중견 예술가들이 함께 모여 청년 예술가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필자에게 부탁했다. 마지막으로 언제든지 번개(?)모임을 치면 오늘 못다 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나누자며, 중전마마의 부름에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김지훈 문화통신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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