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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프로그래머 추천작] 229편 중 뭘 봐야 할지…슬쩍 커닝?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작은 역대 최다인 세계 58개국 229편(장편 179편, 단편 50편). 229편 중 어떤 영화를 관람할지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때 필요한 건? 프로그래머 추천작과 예매 스피드. 1년간 전 세계 영화제를 돌면서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작을 추린 김영진·이상용·장병원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영화 9편을 소개한다.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다시 보다

 

‘노무현이다’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는 과정을 긴박하게 재구성한 다큐멘터리다. 돈과 세가 없던 한 정치인이 시민들의 힘으로 부상하는 과정을 복기하면서 민주주의의 본령을 되새긴다. 이창재 감독은 노무현에 대한 역사적 평가의 마무리는 한국에서 얼마나 시민사회가 성숙할 수 있느냐의 여부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암시적으로 주장한다.

 

‘미스 프레지던트’는 박정희,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추앙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세밀하게 포착해 이 땅에 끈질기게 유포되는 박정희 신화의 정체는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기성 저널리즘에 담기지 않은 한국 사회의 또 다른 맨 얼굴.

 

‘샘’은 관계의 영속성을 역설적으로 희구하는 별난 코미디다. 주인공은 사람이 얼굴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이런 상태에서 그가 만나고 싶어 하는 첫사랑 여자의 정체성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영화는 관계의 영속성에 대한 재치 있는 풍자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의 영속성에 대해 희망을 놓지 않는 낭만적 사랑관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상용 프로그래머 - 아프리카 영화의 저력 맛보자

▲ 펠리시테

‘펠리시테’는 올해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 수상작이자 아프리카 영화의 저력을 보여주는 영화다. 클럽 가수 펠리시테는 14살 아들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킨샤사 거리를 정신없이 돌아다닌다. 네오리얼리즘 영화를 연상시키듯 헬드 카메라로 찍은 콩고의 거리와 풍경은 흔들리는 그녀의 위태로움을 드러낸다.

 

‘멜라니의 연대기’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비극의 드라마를 절제된 톤으로 담아낸 수작이다. 흑백 영상 속에 박제된 듯한 영상의 흐름이 아름다우면서도 처연하게 현실의 비극을 수용한다.

 

‘카를로 디 팔마의 영화세계’는 촬영감독이자 아티스트인 카를로 디 팔마의 예술적 삶과 영화를 다룬 시네필을 위한 영화. 1960년대 이후 이탈리아 영화사를 채운 파졸리니, 베루톨루치의 이름 뒤에는 촬영감독인 그의 이름이 함께 있었다. 그의 특징 중 하나는 독특한 색감. 그것은 곧 영화의 색깔이자 인생을 바라보는 색깔이기도 했다.

 

△장병원 프로그래머 - 남한사회 야유하는 음악밴드

▲ 유령의 도시

‘유령의 도시’는 저주받은 도시 시리아에서 ISIS의 전횡과 폭정을 고발하는 지하 저널리스트 ‘라카’의 활동을 따라간 다큐멘터리다. 목숨을 걸고 진실을 알리는 이들의 분투가 숭고한 감동을 자아낸다. 대상의 중심으로 다가간 접근성, 주제에 대한 집요한 탐구, 깊은 울림을 전하는 스토리 등 모든 것이 완벽하다.

 

‘빅토리아’는 직장 여성의 사회적 조건을 소재로 한 블랙코미디. 여류 변호사 빅토리아는 전 남편의 재판, 베이비시터로 고용한 샘, 그리고 자신의 욕망 사이에서 슬럼프에 빠진다. 꽉 짜인 대본, 단순하고 우아한 미장센, 창조적인 유머를 구사하는 사회파 코미디 영화다.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는 남한 사회의 레드 콤플렉스를 야유하는 음악을 만들어 논란이 된 2인조 펑크 밴드 밤섬해적단의 활동상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통과하면서 이들의 음악이 어떻게 시대와 불화하고 그것을 극복하는지를 이야기한다. 펑크 정신을 완벽하게 구현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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