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 대선 민심탐방 르포 / '정당·인물' 놓고 상당수 고심 / 소신 투표층 막판 변수 될 듯 / "인천서 이기는 사람 승자" 입장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수도권 유권자 상당수는 아직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역대 대선과 달리 5자 후보로 구도가 짜이면서 ‘정당’과 ‘인물’을 놓고 고심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자칫 자신이 던진 한 표가 ‘사표’가 될 수도 있고, 그렇다고 맘에 들지 않는 후보에게 마냥 투표할 수 없다는 ‘소신 투표층’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표심 잡기가 대선의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도권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체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만난 한 50대의 택시 기사는 “이대로 가면 문재인 되는 거 아닌가”라면서도 “사람은 안철수가 더 좋은데…”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겉으론 문 후보의 대세를 얘기하면서도 속으론 안 후보를 더 의식하는 듯 보였다.
팔도 사람이 모여 사는 만큼 수도권 유권자들의 지지 후보와 성향은 거주 지역과 직업, 성별, 세대별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층은 대체로 열성적이었다. 여의도에서 직장에 다니는 김 모(35) 씨는 “내가 만나는 사람은 모두 안철수다. 근데 여론조사가 좀 이상하다”며 “토론회에서 대답도 잘 못 하는 사람, 싸움만 하는 사람을 어떻게 찍느냐”고 일갈했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샤이 보수층’의 결집도 형성되는 듯했다. 방배동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상우(54) 씨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소신이 뚜렷하고 기업 규제를 잘 풀어 줄 것 같아 아들 데리고 나가 투표하고 왔다”고 말했다.
가족단위에선 세대별로 논쟁이 격렬하다고 한다. 강서구 등촌동에 거주하는 김 모(55) 씨는 “모처럼 식구들과 외식을 했는데 아내와 아들, 딸 모두 지지하는 후보가 달랐다”며 “대화를 할수록 언성이 더 높아져 화제를 돌렸다”고 했다. 여대생 정 모(24) 씨는 “방송 토론보고 심상정 찍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말인 지난 6일 경기도 유세 현장에선 평소 정치 성향 등에 따라 지지후보가 제각각이었다. ‘대세’를 반영한 듯 문 후보 유세장에는 인파가 북새통을 이뤘고, 아이부터 노인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지난 겨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수도권 유권자들이 다수 참여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에게 사전투표했다는 추연집(46)씨는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마음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안산 상록수역 인근에서 유세를 벌인 홍 후보 쪽엔 상대적으로 중·장년층이 많아 대조를 이뤘다. 반면 이날 경기도 유세에 나선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 쪽엔 청중 수는 적었지만 대체로 젊은 유권자들이 많았고, 방송 토론 이후 ‘소신 지지층’이 늘었다는 게 시민들의 반응이었다. 유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재엽(58) 씨는 “정의로운 선택을 하고 깨끗한 정치를 지향하는 모습에 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인천시민 김용주(58) 씨는 “인천은 전통적 보수층이 많은 접경지역과 야권 성향이 강한 신도시 지역이 혼재돼 있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인천에서 이기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 경인일보=정의종, 이현준, 강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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