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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눠먹기'로 의미 잃은 종합대상

▲ 김보현 문화교육부 기자

“최근 종합대상을 받았던 저희 부문은 다른 분야를 위해 상을 받지 않겠습니다.”

 

지난 2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서 ‘제49회 전라북도미술대전’ 심사가 진행됐다. 공모전은 10개 분야로 나눠 분야별 대상을 1점씩 뽑고, 그 중에서 종합대상을 선정한다.

 

종합대상(문화체육부 장관상·400만원)은 부문별 대상(전북도지사상 등·300만원)보다 상금과 상격이 높다. 10개 분야 대표작 중에서 다시 한 점을 가린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도 크다. 그런데 종합대상을 선정하는 최종 심사 현장에서 수채화·문인화·한국화 등 3개 부문이 작품에 대한 설명도 없이 잇따라 수상을 포기했다. 해당 분야는 최근 3년간 상을 받았고, 분야별로 고르게 종합대상을 받아야 활성화된다는 이유다. 미술대전 관계자는 이것이 ‘보이지 않는 관행’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술 공모전의 기본 원칙은 작품성에 따른 경쟁이다. 참가작 어느 것도 좋은 성과를 양보하기 위해 나온 것이 없고, 심사 받을 권리가 있다. 장르를 대표해 나온 각 분야의 심사위원장은 후보로 나온 작품에 대한 선정 이유 등을 설명해야 할 역할과 책임이 있는 것이다. 심사위원이 임의로 후보에 오른 작품의 심사 받을 권리를 박탈한 것은 월권이자 공모전의 본질 훼손이다.

 

또 장르별 고른 발전을 위한 ‘관행’이라면 더욱이 종합대상을 두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작품성 평가를 통해 선정된 분야별 대상 위에 돌아가며 받는 종합대상이라니…. 돌아가면서라도 받아야 할 가치 있는 상이라면 선정 과정이 공정·투명해야 할 것이고, 분야별 안배가 문제될 것이 없다면 그 가치는 미미한 셈이다.

 

“안 받은 분야에서 종합대상을 받아야지. 최근에 받은 데서 또 받으면 불공평해.”

 

심사를 앞두고 한 심사 관계자가 현장에서 한 말이다. 과연 무엇이 진짜 불공평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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