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회장 강신동)가 주최한 ‘2017 제49회 전라북도 미술대전’에서 최용선 씨의 ‘네모 남자’(조소)가 종합대상을 차지했다.
심사는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와 같이 단계를 이원화해 했다. 그러나 심사과정에서 연고에 따른 수상작 선정 의혹이 제기되고, ‘나눠먹기’식의 구태가 공개적으로 이뤄져 불공정 논란이 일었다. ‘신진 작가 등용문’ 역할을 했던 과거와 달리 청년작가 참가율이 미미하고, 작품의 질적 수준도 아쉽다고 평가돼 ‘공모전의 형식 변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10개 부문 1026점…참신성·신선함 부족
올해 전북미술대전 출품작은 10개 부문에 총 1026점이다. 지난해보다 약 170점 줄었는데, 문인화·서예 분야 응모작 수를 2점 이상에서 1점 이상으로 축소하면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도 애호가와 사회교육원생들이 많은 문인화(436점)·서예(160점) 부문이 강세를 보였고, 민화(65)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작품 수준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다. 김영규 총심사위원장은 “의욕적인 신진 작가들의 새로운 형식·기법과 미술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것이 공모전의 목표인데 전반적으로 작품이 진취적이지 못하다”면서 “취지에 맞는 작품이 많이 응모돼 공모전의 위상이 살아나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대상, 최용선 ‘네모 남자’
전북미술대전은 10개 부문별 대상을 선정하고, 부문별 대상작 중 최종 심사를 통해 종합대상을 뽑는다.
올해 전북미술대전 종합대상을 받은 최용선 작가의 ‘네모 남자’(조소)는 재료적 실험과 현대적 감수성이 조화를 잘 이뤘다는 평가다. 서예와 조소 분야가 종합대상을 두고 2차 투표까지 간 끝에 최 작가의 작품이 선정됐다.
한국화는 김순자의 ‘침묵’, 서양화는 김순곤의 ‘흔적’, 수채화는 정숙희의 ‘소금꽃’, 공예는 이남희의 ‘비너스’, 디자인은 송승화의 ‘T-SPERRUN 신발 문구광고’, 서예는 한은희의 ‘도연명 잡시(한문)’, 문인화는 김미숙의 ‘녹매’, 민화는 문금송의 ‘소소한 일상’이 대상을 받았다.
부문별 우수상은 △한국화 장성호 ‘어느날 오후’ △서양화 김대곤 ‘아침 시장’ △수채화 김명순 ‘休 (쉴 ‘휴’)’ △공예 이세실리아 ‘맑은 환경을 저에게’ △디자인 문은희 ‘달비슬’ △서예 김준희 ‘산거춘일’ △문인화 이정기 ‘대나무’ 남궁경미 ‘매화향기’ 한순옥 ‘소나무’ 임진숙 ‘행복한 사랑(장미)’ △민화 장미라 ‘호시탐탐(책거리)’.
판화는 작품 수가 적고 눈에 띄는 작품이 없어 대상·우수상을 선정하지 않았다.
△공정성 논란 여전…새 형식 고민해야
올해도 심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입선작 심사와 등수 선정 등 심사 단계를 이원화했지만 잡음이 일었다. 작품성이 아닌 연고 유무로 수상작을 선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작품에 응모자 이름이 적혀있는 등 개인정보 노출도 여전했다. 종합대상 선정 과정에서는 작품 수준 평가가 아닌 분야별 ‘나눠먹기’식의 구태가 공개적으로 이뤄져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내년이면 반백년을 바라보는 전북미술대전이 구태를 버리고 새로운 형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북미술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신진 작가의 등용문’ 역할을 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청년작가 공모전 참가율이 10% 밖에 되지 않는다. 매년 이어지는 공정성 논란으로 공모전의 위상도 떨어진데다 공모전 외에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많아지면서 청년 예술인들의 공모전 참여가 줄어들고 있는 것.
전북지역 일부 예술인들은 “ ‘작가 등단’이라는 공모전의 본래 취지는 사실상 약해졌고 단체의 귄위를 세우는 수단이 되거나 ‘줄서기’ ‘나눠먹기’ 등 예술정신에 반하는 것들이 굳어진 경우가 많다”면서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중앙미술대전’처럼 작품이 아닌 작가 선정 형식으로 바꾸는 등 대전 운영 방식을 쇄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신동 전북미술협회장은 “공모전의 위상이 약해진 것은 미술대학의 폐과·자본논리 등과 맞물린다. 하지만 전공생들의 참여는 줄었더라도 사회교육원생이나 애호가 등의 참여가 늘면서 공모전이 생활 미술의 저변 확대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31일 오후 3시에 열리고, 수상작은 22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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