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게 무슨 냄새죠? 음식물 썩는 냄새 같기도 하고, 시큼한 냄새 같기도 하네요. 역한 냄새가 나요…” 지난 20일 익산에서 친구들과 함께 전주 한옥마을에 놀러 왔다는 오모 씨(21)는 얼굴을 찌푸리며 이렇게 말했다. 오랜만에 미세먼지도 심하지 않은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던 지난 주말 한옥마을은 화창한 날씨에 수많은 인파가 북적였다. 관광객들은 저마다 길거리 음식을 들고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꼬치를 사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던 한 관광객은 갑자기 올라오는 역하고, 시큼한 냄새에 얼굴을 찌푸렸다.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서 한옥마을 내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여름이 본격적으로 찾아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악취가 풍겨 곧 다가올 여름에는 관광객들의 불편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악취의 원인으로는 한옥마을 내 노후 하수관과 길거리 음식점, 쓰레기봉투 속에서 흘러나온 정체모를 액체 등이 꼽히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특히 땅속을 지나는 하수관이 악취의 최대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옥마을 내에는 빗물(우수)과 구정물(오수) 분리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적지 않아 도로 아래를 지나는 하수관과 건물의 정화조 등에서 역겨운 냄새가 풍겨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주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옥마을에 대한 우·오수 분리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공사 완료까지는 최소 5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악취 문제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시에 따르면 아직 우·오수 분리 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구간 중 5분의 1은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나머지 구간은 2019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악취를 줄이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구청 하수도 관리 부서에서 하수관에 쌓인 악취 유발 찌꺼기들을 빨아들이는 하수도 준설(청소 등) 공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올해는 이르면 6월, 늦으면 7월까지 준설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한옥마을 주변에 생겨난 꼬치구이 등을 판매하는 길거리 음식점과 길가에 자리잡은 쓰레기봉투도 악취원으로 꼽힌다. 관광객들이 들고다니면서 먹는 꼬치에서 떨어진 양념 등 음식물 때문에 악취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도 거리 곳곳에 떨어진 음식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와 함께 관광객들이 버린 음식 찌꺼기 등이 담긴 쓰레기봉투에서 흘러나온 정체 모를 액체들도 주변에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완산구 건설과 관계자는 “한옥마을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전주시의 얼굴이라 생각해 중점적으로 하수도 준설공사를 진행 중이다”며 “일반적으로 준설 공사는 5년에 한 번 하지만 한옥마을의 경우 1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완산구는 관광객들이 무분별하게 버린 음식물과 쓰레기가 분리수거 없이 혼합 배출되면서 한옥마을의 미관을 해치고 악취를 유발함에 따라 오는 6월부터 총 5000만원을 투입해 한옥마을에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쓰레기 적재량과 압축 횟수, 에러 정보, 수거필요 시점 등을 알려주는 친환경 쓰레기통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특히, 날씨가 더워지면서 냉음료를 즐기는 관광객들이 먹다 남은 음료용기를 쓰레기 수거통에 버리면서 발생하는 침출수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장치(배관)도 별도로 장착할 계획이다.
백세종·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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