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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의원 땅 구매 직전 '소방도로 입김' 정황

상임위원회 회의 때 담당 공무원에 질의 / 시의원 "소방도로 생기면 손해"

아들 명의로 정읍시 상동에 구입한 땅 주변에 소방도로 개설이 추진돼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정읍시의회 경제건설위원회 소속 A의원이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담당 공무원에게 ‘상동 소방도로 문제’를 질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자신의 지역구가 시내가 아닌 면 지역인데도 상임위에서 정읍시 상동 지역의 소방도로 문제를 지적한 A의원은 한 달 뒤 아들 명의로 상동 지역에 토지를 구입했고, 정읍시는 3개월 뒤 인근 토지에 소방도로를 개설하기 위한 예산을 추경에 편성해 특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28일 오전 10시 정읍시의회 제2위원회실에서 열린 ‘경제건설위원회 2차 회의록’에 따르면 A의원은 정읍시 도시과 공무원 B씨에게 “요새 수십 일 동안 제가 상동을 돌아다녀 봤습니다. 정말 머리가 아플 정도로 복잡하게 소방도로라고 만들어놓은 것 보면 제가 다음 지도로 확인해 봐도 엄청 잘못됐다는 것을 느낄 거예요. 소방도로가 어떤 상태인가도 보는데 지나칠 정도로 아마 언제 위원회에서 한 번 현장방문을 가보시면 정말 가관이 아닙니다”라고 질의했다.

 

이어 A의원은 “과장님 굉장히 애쓰고 굉장히 관심이 많구나. 정말 우리 정읍시를 위해 일을 하고 있는 과장님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라고 추가 발언했고, B씨는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A의원의 발언에 주목할 점은 담당 공무원 앞에서 ‘상동 소방도로’를 언급한 시점이다. 이 발언 이후 A의원은 2016년 12월 말 정읍시 상동에 스크린 야구장과 헬스장 사업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아들 명의로 토지 약 1388㎡(420평)를 매입했다.

 

이후 정읍시는 해당 지역의 소방도로 개설을 위해 올해 추경에 4억5000만 원(용지보상비 3억3000만 원·도로비 1억2000만 원)의 예산을 세웠고, 이 예산은 지난 4월 21일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정읍시에 따르면 정읍시의 전체 소방도로 계획은 총 879개소 204㎞이지만, 344개 노선 66㎞만 개설됐다.

 

통상적으로 소방도로는 개설 계획이 수립된 뒤 예산 확보 문제 등으로 개설까지 수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이번 추경 예산에 포함된 소방도로 개설 노선은 어떤 근거로 선정한 것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정읍시 관계자는 “상동 쪽은 주민 민원이 다수 접수돼 소방도로 개설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주민이 민원을 제기하면 소방도로가 곧바로 개설되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특혜 의혹 논란에 대해 A의원은 “상동을 자주 돌아다닌 이유는 토지를 구매하려 한 것이지만, 그 주변에 소방도로가 생기면 구입 가능한 토지의 면적이 작아져 오히려 손해를 본다. 특혜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거듭 해명했다.

 

한편, 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5일 정읍시 도시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8급 공무원 C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서류 등을 확보해 분석에 들어갔다.

관련기사 시의원 아들 땅 주변 소방도로 개설 특혜 논란…경찰, 정읍시 관련부서 사무실 압수수색
남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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