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미술인들이 (사)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가 최근 수상작을 발표한 ‘제49회 전북미술대전’에서 수채화·서양화 부문 심사가 공정하지 못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전북지역 미술인 A씨는 “수채화·서양화 부문에서 심사 기준이 모호하고, 특정인의 제자를 배제하고 자신과 관련된 후보자 위주로 선정하는 등 편파적인 심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서양화의 경우 대상과 우수상 대부분이 ‘구상(具象)작품’인데, 추상과 하이퍼리얼리즘 등으로 서양화 트렌드가 넘어간 오늘날에 뒤떨어진 평가일뿐더러 작품성에 대해서도 탈락한 후보작들과 비교할 때 특출나지 않다는 것. 또한 서양화·수채화 모두 심사위원과 연계된 후보작들이 수상을 하고 특정인 제자들의 작품은 수상작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북미술협회 측은 “작품성 논란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할 수 있다고 보지만 ‘심사·평가’라는 것이 주관적이기 때문에 문제를 밝혀내기는 힘들다”면서 “공정성 논란이 지속되는 만큼 구조적인 개선과 변혁을 꾀하겠다”고 해명했다.
미협 관계자와 이의를 제기한 미술인들은 지난 2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토론을 통해 ‘개선안’을 도출했다. 도출된 개선 사항은 내년 제50회 미술대전을 앞두고 3월 초대작가회의 때 상정할 예정이다.
개선안의 주요 내용은 심사단 구성 변화와 ‘신진 작가’ 분야 신설이다.
상격을 정하는 2차 심사를 전부 외부 심사위원이 맡는다. 기존에는 전북지역 미술인으로 구성된 분야별 심사위원장이 2차 심사에도 참여했는데, 지역 연결고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2차 심사위원들이 대상·우수상뿐만 아니라 특선도 일부 선정할 수 있게 권한을 확대한다.
또 수채화 부문 대상작은 이의가 제기될 경우 후보자 시연을 통해 검증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신진 작가 발굴’이라는 대전의 취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신진 작가’(대학 전공자) 부문을 신설한다.
강신동 전북미협회장은 “현재 종합대상보다는 부문별 대상이 더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종합대상을 ‘신진 작가’ 부문 특별상으로 돌릴 예정이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상을 신설해서라도 미술 전공생들의 실험정신과 가능성을 키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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