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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지박산과 풍비박산] 풍비박산, 바람에 날려 우박이 흩어진다는 뜻

요즘 방송을 보고 있으면 저질 출연자 때문에 한심할 때가 많다. 방송 출연자의 다리를 보고 ‘얇다’고 한다. ‘가는’ 다리를 종이처럼 두께로 표현했다. 발음 문제도 지나칠 수 없다. 국민 누구나 아는 중견 탤런트와 아나운서 및 방송인들이 프로그램 내내 ‘다글(닭을)’ ‘흐글(흙을)’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달글’과 ‘흘글’로 발음해야 옳다.

 

지명도 높은 방송인일수록 파급력도 크다. 출연자들의 자질 문제를 떠나 제작진의 관심과 노력도 부족했을 것이다. ‘고난도’를 ‘고난이도’로, ‘풍비박산’을 ‘풍지박산’으로, ‘절체절명’을 ‘절대절명’으로, ‘바람’을 ‘바램’으로 “내로라 ‘를 ’내노라 ‘라고 잘못 말한다. 이를 자막으로까지 표기하는 상황을 보면서 할 말을 잃게 된다. 방송국은 물론 국민적 망신이다. 자국 언어에 대한 사랑이 유별난 나라가 프랑스라고 한다. 특정 계층에 국한된 관심이 아니라, 온 국민에게 녹아든 사랑이다. 우리도 세종대왕 동상만 세울 게 아니라, 우리말에 대한 애정이 생활 속에 녹아들도록 해야 한다. 특히 방송인은 인기에 걸맞은 자기 수양과 노력이 필요하다. 스스로 ‘바른 말, 바른 글 지킴이’여야 함을 잊어선 안 된다.

 

사업에 망했거나 어떤 상황으로 인해서 가족들이 ‘사방으로 날아가듯 뿔뿔이 흩어짐’을 뜻할 때 이를 흔히 ‘풍지박산’으로 쓰는데 ‘풍비박산’이 옳다. 그 한자어를 잘 헤아려 보면 ‘풍비박산(風飛雹散)’, 즉 바람에 날려 우박이 흩어진다는 뜻으로 산산이 부서져 사방으로 날아가거나 흩어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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