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강좌 '전라북도 잡학다식' 두 번째 강연
‘예술가는 ‘자칭’이지만, 예술은 ‘타칭’이다.’
(사)문화연구창의 인문강좌 두 번째 강사는 유대수(52·판화가)·정문성(46·주관적문화생산자) 씨.
대수 씨는 탄핵정국 속에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블랙리스트와 풍자화를 예로 들며 이날의 주제인 예술과 표현의 자유를 꺼냈다.
“우리가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엇을 창작해야 하는가에 대한 절실한 자기인식과 현실감각을 바탕으로 합니다. 예술은 상상의 산물이지만 현실을 반영하기 때문이죠.”
그는 또한, 사전검열의 부당함을 강조하며 “미적 판단은 관객 각자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문화적 이해력(literacy).
‘무엇을 하면 예술일까?’라고 질문하며 미디어파사드와 작가주의적 프로젝션맵핑을 소개한 문성 씨는 예술의 확장성을 언급했다.
“예술이 장르 구분에 너무 갇혀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합니다. 장르를 도구로 개념화하면 어떨까요. 도구는 무엇이든 될 수 있죠. 예술이 창조적 작업이라면 끊임없이 새로운 도구를 그 진영으로 합류시켜야 하니까요.”
이날 강좌는 작가, 카피라이터, 문화시설 근무자, 교사, 문화기획자 등 20여 명이 참가했다. 낯선 그림과 난해한 영상물이 이어지면서 객석은 진지하고 조심스러웠지만, 두 사람이 줄곧 강조한 예술의 확장성과 그에 따른 책임에 동의했다.
“예술(작품)은 창작과 감상이라는 소통과 현실 인식의 공유를 통해 좀 더 나은 세상을 꾸려나가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유대수)
“예술은 낯선 도구들이 삶과 끊임없이 마주치는 지점에서 만나고 고민하고 실천하면서 탄생되고 공유되는 것이겠지요.” (정문성)
1989년부터 판화 작업을 시작한 대수 씨는 전주를 기반으로 20여 년째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는 ‘세월호’와 ‘탄핵’을 주제로 판화를 제작해 거리의 시민을 만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1년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캠프 운영을 계기로 미디어아트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문성 씨는 다양한 방식과 행위로 시·공간을 드러내는 작업에 빠져 있다. 지난달 광주에서 퍼포먼스아트 ‘일곱 번의 시선 일곱 개의 시선’을 선보였다.
인문강좌 ‘전라북도 잡학다식’ 세 번째 시간은 오는 13일 오후 7시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다. 부채문화관 이향미 관장과 완주군공동체지원센터 이경진 팀장이 강사로 참여한다.
최기우 전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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