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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문연구회 '빈집의 사회학' 展] 인간의 욕망에 밀려난 삶

빈방, 빈 건물, 폐교, 폐주유소…/ 내달 3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 방선경 작품 ‘차가운 정원 #12’(위), 조현택 작품 ‘빈방-0번방-나주시 금계동 57’.

사진인문연구회가 예술 활동의 기반을 인문학적 사유에 둔 미술가들의 활동을 알리는 기획 전시 ‘빈집의 사회학’전을 연다. 다음달 3일까지 전북예술회관.

 

빈방, 빈 건물, 폐교, 폐주유소 등 ‘빈집’을 소재로 작업한 조현택, 방선경, 서영주, 김혜원의 풍경 사진을 초대했다. 산업자본주의의 근대 개발 정책과 성장주의로 쇠락을 맞은 ‘빈집’을 통해 사회·문화적 의미를 성찰한다.

 

조현택의 ‘빈방’은 산업화 용지를 확보하거나 도시를 재생하는 과정에서 철거가 예정된 빈방을 촬영한 것이다. 빈방을 거대한 카메라 옵스큐라(어두운 방)로 만들어 빈집의 마당 풍경이 방안에 상·하·좌·우가 전도돼 비치하도록 했다. 삶에서 죽음으로 이행하고 있는 빈방의 아우라와 소멸되는 시간을 누적했다.

 

김혜원의 ‘26개의 폐주유소’는 미국의 개념 미술가 에드워드 루샤(Edward Ruscha)의 작품을 패러디한 것이다. 루샤는 미국의 경제 번영을 상징하는 국도 66번에서 주유소를 촬영하여 미국의 번영과 희망을 재현했다. 그러나 김 작가는 새로 건설된 도로로 차량이 유입되는 바람에 통행량이 줄어든 옛 도로변의 폐주유소를 촬영해 근대적 이상에서 밀려난 삶을 표현했다.

 

방선경은 폐기된 인공 건축물을 인간이 가꾼 ‘정원’에 은유해 건물이 한때는 인간과 경험을 함께 한 곳이었음을 강조한다. 서영주는 농촌사회의 몰락과 함께 문을 닫게 된 폐교의 쓸쓸하고 황량한 풍경을 흑백으로 기록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근대화, 산업화, 도시화 과정의 이면과 허상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전시는 다음달 5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이다’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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