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았지만 멀리 떠나기 힘든 이들에게 ‘미술관 바캉스’를 추천한다. 가깝고 시원한 도심 속 전시장을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더위에 지친 일상을 윤택하게 바꿀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장르와 작가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합동전시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익산 예술의전당에서는 오는 31일까지 젊은 조각가 여섯 명의 조형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 ‘메탈리스트’를 연다. 익산과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인 경주와 함께하는 교류전 형태로, 2000㎡ 규모의 야외전시장 곳곳에서 대형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색다른 미술 교류를 하면서도 대규모 야외 전시를 통해 공공미술의 다양성을 가늠하기 위해서다.
전북지역 작가는 김성수, 홍경태, 문민 씨가 참여하고, 경주에서는 오동훈, 정의지, 최정우 작가가 작품을 선보인다. 지역에서 가장 활발히 조형 작업을 하고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가진 조각가들이다.
스테인레스 철, 알루미늄 등 금속을 소재로 만든 작품 16점이 전시된다. 어린 시절의 감수성을 시각화하는 김성수 작가는 놀이기구를 통해 비현실, 상상의 세계로 입장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홍경태 작가는 무의식 속의 이미지를 구조화했다. 정의지 작가는 양은 냄비 등 버려진 일상의 사물을 가공해 새로운 형상을 만든다.
전주 우진문화공간에서는 오는 23일까지 우진문화재단이 매년 선정하는 ‘우진 청년작가’의 합동 전시가 열린다. 재단은 매년 유망한 미술인을 ‘우진 청년작가’로 선발해 개인전을 지원한다. 서양화·한국화·조각·공예 등에서 34명에 이르러 전시는 1부(서양화·입체)와 2부(한국화·입체)로 나뉜다. 왕성히 활동하는 미술인들인 만큼 신작 또는 최근 3년 이내 근작을 선보인다.
3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1부에는 김가실, 김수진, 김용수, 김중수, 박천복, 서완호, 양순실, 이일순, 이정웅, 이주리, 임택준, 임현채, 조헌, 최정환, 황나영, 김동현, 김성석, 김성수, 윤길현, 이호철, 이효문, 최수미 씨가 참여한다. 12일부터 23일까지는 강현덕, 고기현, 고형숙, 김학곤, 송지호, 양성모, 이철규, 이홍규, 장영애, 조병철, 조현동, 탁소연 등이 작품을 내건다.
완주 향토예술문화회관은 전주 부채문화관과 협력 기획한 전시회 ‘바람따라 부채따라~ 시원한 바람’을 31일까지 연다. 전주 부채문화관 소장품인 합죽선과 단선 50여 작품을 선보여 부채 장인들의 예술혼을 조명한다. 다양한 그림과 글귀가 새겨진 부채는 섬세하면서도 화려함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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