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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상회' 임유란·황수연 디자인 작가 "적당히 벌며 살고 싶어요"

관광지화 되면서 구경꾼만 / 포스터 리플렛·로고 등 작업 / 5년간 청년정책 경험담 나눠

▲ 지난 4일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 가게 1기인 미스터리상회 황수연(왼쪽), 임유란 작가가 폐업 설명회를 하고 있다. ‘만지면 사야 합니다’같은 유명 문구도 이들의 작품이다.

사업을 접는 데 이유가 있을까? 결국은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일 터.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 가게 1기인 ‘미스터리 상회’ 폐업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미스터리 상회’ 폐업은 청년몰의 비약적인 성장과 변화와도 일정 부분 그 원인이 겹쳐 있다.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은 어느덧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활성화 모델이자 청년 창업 활성화 정책이 됐다. 이 가운데 청년몰의 시작에 서 있던 그들이 폐업을 이야기한다는 현실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미스터리 상회’가 지난 5일까지 전주 남부시장 4동 내 갤러리 남부에서 전시 ‘미스터리 상회 눈물의 폐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지난 4일 오후 7시에는 갤러리 남부에서 라운드 테이블을 펼치고 청년몰 초기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작업을 시도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나눴다. 10명 남짓한 사람들이 낚시용 간이 의자와 빈 병 박스에 앉아 귀 기울였다.

 

‘미스터리 상회’ 황수연, 임유란 작가는 2012년 5월부터 남부시장 2층 청년몰에서 디자인 소품점을 운영했다.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문전성시 사업)으로 시작된 청년몰 내 가게 1기. 그러나 ‘미스터리 상회’는 5년 만에 문을 닫았다.

 

황수연, 임유란 작가는 포스터 리플렛, 로고 등 시각·인쇄 디자인을 주로 작업했다. 자체 제작 상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외주작업을 시작했다. 상품 판매 수익으로만 먹고살고 싶었지만, 그게 안 돼 끝나는 날까지 외주 작업을 했다. 이들은 “청년몰이 유명해지면서 여름·겨울방학이나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사람’이 많은 것일 뿐 ‘손님’이 많은 건 아니었다”며 “초반 손님들이 줄 서서 계산할 때도 있었지만, 청년몰이 관광지화되면서 사진만 찍고, 구경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청년몰의 상징적 문구인 ‘만지면 사야 합니다’도 ‘미스터리 상회’의 작품. 두 작가는 “대중의 마음을 안 건, 이 문구가 유일했다”면서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아쉬움은 있지만, 미련은 없어요. 독립적인 디자인업체 혹은 상업적인 디자인업체라는 포지셔닝(시장 위치)이 애매한 부분도 있었어요. 대중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대중적 기호를 맞추지 못한 건 저희의 패인이고, ‘미스터리 상회’만의 고집에 대한 결과가 이것이라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두 작가는 청년몰 구호인 ‘적당히 벌어 아주 잘 살자’가 아닌 ‘적당히 벌어 적당히 살자’를 실천하고 싶었다고 했다.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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