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민선단체장 선거가 첫 실시된 이후 도내에선 지금까지 4명의 민선도백이 있었다.
유종근 전 지사를 필두로, 강현욱, 김완주, 그리고 송하진 현 도지사가 바통을 잇고 있다.
그런데 도단위 지도자들의 승부수는 늘상 성패가 있었지만, 그가 어떤 승부수를 띄우는가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운명은 물론, 지역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지극히 소시민적 시각으로만 보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누가되든, 도지사나 국회의원, 또는 시장군수가 누가되든 나의 삶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긴 안목에서 보거나 공동체의 틀속에서 본다면 지도자의 결정 하나하나가 모두 내 삶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지만 국가 지도자가 전쟁이나 평화를 선택했을 경우 그 공동체 안에 있는 사람 누구도 그러한 결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점에서 민선시대 개막 이래 도내 단체장들이 던졌던 굵직한 승부수가 갖는 의미는 심대하다.
때로는 결실을 맺기도 하고, 때로는 부메랑이 돼 아프게 돌아오기도 했지만 말이다.
22년전 혜성처럼 등장했던 유종근 전 지사는 기존에 봐왔던 관선 도백과는 차원이 다른 인물이었다.
그는 지역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으나 무주 동계올림픽 유치, 새만금지역 다우코닝사 유치, 군산 F1 그랑프리 유치를 선언하면서 주위를 놀라게 했다. 김대중 정부의 유력한 인물이었던 그는 역대 전북지사중 가장 파워있는 사람으로 당시로서는 지역주민들이 제대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형 프로젝트를 표방하면서 기대를 키웠으나 아쉽게 성사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대형 프로젝트는 결국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무주~전주 도로 확충 등 민선도백의 승부수는 나름대로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IMF 파동 와중에서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건립, 새 전북도청사 건립을 이뤄냈고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인프라를 크게 구축한 것도 나름의 평가를 받을만 하다. 뒤이어 등장한 강현욱 도지사는 ‘강만금’이라는 별명에서 보듯 유달리 새만금사업의 성공을 위해 진력했으나 야당 도지사의 한계는 뚜렷했다.
그는 무주 세계태권도공원 유치, 전북혁신도시 유치 등의 성과를 일궈냈으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는 버거웠고 결국 동계올림픽이나 방폐장 유치 실패를 맛봐야 했다. 다만 오늘날 전북혁신도시가 지역발전의 주춧돌이 되고, 무주 세계태권도대회 개최를 할 수 있었던 단초가 된 점은 평가할만하다.
김완주 지사때에는 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
요즘 최대 관심사인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유치했고, OCI, 도레이 등 국내외 글로벌 기업 유치에도 진력했으나 정권과의 동질성 부족 등으로 대형 프로젝트는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는 임기 막판 LH 본사유치,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등에 나섰으나 잇따라 실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제 막 임기 3년을 마친 송하진 지사는 어쩌면 유종근 전 지사이래 가장 좋은 여건을 맞고있다.
DJ의 참모를 지냈던 유 전 지사 이후 다시 한번 집권여당의 두터운 후원을 등에업고 있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 뭔가 보여줘야 할 상황도 도래하고 있다. 그런점에서 본다면 오늘 아제르바이젠에서 전해줄 세계잼버리대회의 유치 결과가 주목된다.
이미 무주 세계태권도대회 유치나 북한 태권도대표단의 전북도청 방문 등 가시적 성과가 있긴 했지만, 새만금, 농생명 중심지, 금융 허브를 표방한 만큼 지금부터 하나하나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세계잼버리대회는 사실 그 자체는 작아 보여도 이를 지렛대삼아 SOC를 확충하는 등 새만금사업을 앞당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늘밤 아제르바이젠에서의 낭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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