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막을 내린 전북 최대 미술행사 ‘2017 전북 나우아트 페스티벌’이 프로그램 운영은 안정적이었지만 새로운 시도는 보이지 않아 답보적이었다는 의견이다. 특히 쇄신을 위해 문패와 포맷을 바꾼 지 수년이지만 아직까지 ‘아트 페어(미술품 판매 시장)’와 ‘미술축제’ 사이에서 정체성을 찾지 못해 명확한 방향성 설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사)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지회장 강신동)가 주최,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 집행위원회가 주관해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전북예술회관 등에서 열린 ‘전북 나우아트 페스티벌’을 찾은 관객은 약 7390명.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 수치로, 실제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린 주말에는 가족 단위 관객이 많이 몰려 체험을 즐겼다. 전시 프로그램을 비롯해 전반적인 행사 운영은 큰 차질 없이 안정적으로 마무리된 모습이었다.
작품 판매액은 총 7200만 원으로 지난해(6500만 원)보다 늘었다. 도립미술관 작품수집과 후원금 외에 미술품 구매 대중화를 위한 반&반 할인전이 호응을 얻은 것도 한몫했다.
그러나 올해는 전북 미술인들이 목소리를 내거나 담론을 펼칠 수 있는 장이 없었다. 프로그램 면에서 새로운 시도는 없었고, 매년 진행하는 고정 행사들로 채워졌다. 전 행사들에서는 토론과 작가와의 대화 등 관객과 밀착하려는 시도가 엿보였지만 올해는 작업실이 유일했다. 이마저도 작가가 한 명에 불과해 관객과 밀착·소통하기엔 부족했다.
또 주목할 만한 작가·신인작가를 선보이는 JAF Flash 27人·JAF Youth9 전시 등 기존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작품 전시의 색깔이나 수준 편차가 컸다는 의견이다. 올 페스티벌에 참여한 한 미술인은 “작가로서 역량이나 작품세계를 보여주기 보다는 단순히 예쁘게만 그려 팔릴 만한 그림, 소품을 내놓거나 판매를 위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제시한 참여자들이 있었다”며 “ ‘전북미술의 현재’를 집약해 보여주는 가장 큰 자리인데 일부는 특색 없는 나열식 상점이 돼버린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같이 프로그램 기획에 어려움을 겪는 데에는 역시 모호한 정체성 탓이라는 의견이 많다. 미술인들은 지역에서 가장 크고, 거의 유일한 단일 미술 행사인 만큼 미술품 판매에 중점을 둔 아트 페어 형식보다는 전북 미술의 저력과 자존심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수의 미술인은 “사실상 행사에서 대부분의 작품 판매는 전북도립미술관과 일부 화랑이지, 전북에 미술시장과 일반 콜렉터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며 “전문 콜렉터는 어차피 작품성을 중점적으로 보고, 심미성·가격 등을 고려하는 콜렉터는 ‘반&반 할인전’ 등을 통해서 만족시킬 수 있다. 허상을 좇기보다는 차라리 미술축제 안에 ‘아트페어’를 하위 섹션으로 넣고 지역 미술인들의 실험성·작품성을 보여주는 과감한 전시를 하는 게 전북 미술계 발전에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매년 행사를 치르는 것에 안주하지 말고 ‘나우아트 페스티벌’이 지역 미술 발전에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중기 발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강신동 전북미술협회장은 “ ‘작가와의 대화’보다 작업실을 보여주는 것이 관객에게 더 와 닿을 것이라 생각했고, 앞으로 작가 공개 작업실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다듬고 구체화하겠다”며 “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이 실험적이고 가능성 있는 작가에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앞으로 그러한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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