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과 멋을 즐기는 전북인의 ‘풍류 DNA’가 다시 꿈틀거린다.
2017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가 20일부터 24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하 소리전당)과 전주 오송제 편백숲에서 ‘Color of Sori’(때깔 나는 소리)를 주제로 6개 분야 170여 차례 공연을 펼친다.
프로그램은 4:4:2 기조를 유지한다. 전통 프로그램 40%, 월드뮤직 프로그램 40%, 비트박스나 랩 등 젊은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 20%다. 무엇보다 다른 장르를, 다른 매체를 끌어안아 확장성을 극대화한다. 판소리와 클래식, 판소리와 발라드, 판소리와 랩 그리고 판소리와 미디어 같은 시도를 통해서다.
개막공연이 대표적이다. 개막공연 ‘Color of Sori’(때깔 나는 소리)는 판소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심청가 중 ‘아버지 듣조시오’는 판소리 발라드, 흥보가 중 ‘화초장 타령’은 스트링앙상블 등으로 표현해낸다. 폐막공연 ‘골든마우스쇼’는 옥동자(개그맨 정종철)와 비트파이터가 전통 장단을 비트박스로 구사하는 등 새로운 시도와 젊은 감각으로 무장했다.
△올곧게 전통을 유지하는 예인들
올해 ‘판소리 다섯바탕’은 중견 소리꾼 박지윤(심청가), 윤진철(적벽가), 방수미(춘향가), 김세미(흥보가), 남상일(수궁가) 명창이 전통 판소리의 맛을 제대로 보여준다. 특히 올해는 뒤편 스크린을 ‘갤러리’로 만든다. 세계 미술 거장들의 걸작부터 전북 미술작가들의 작품을 판소리 사설과 접목해 무대 대형 스크린에 투영한다.
판소리 프로그램의 또 다른 축인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도 관객을 기다린다. 젊은 소리꾼 이광복(흥보가), 고준석(적벽가), 이다은(춘향가), 민현경(수궁가), 신진원(심청가)이 매력적인 소리를 뿜어낸다.
오롯이 한길을 걸어온 예인의 숨결이 묻어나는 ‘산조의 밤’은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큰 축이자 자존심이다. 올해는 이태백(아쟁), 강정열(가야금) 명인이다. 기세 좋은 가락과 가락이 맞붙는 ‘젊은 산조’도 마련했다. 가야금 연주자 이지연(김죽파류)과 정민아(서공철류)가 한가락씩 주고받으면서 하나의 산조를 완성한다.
△월드뮤직 지향성을 한 눈에 파악
‘더블빌’(동시 공연)은 시간을 따라, 공간을 따라 변화하는 ‘지금 이 시대의 우리 음악’을 한눈에 조망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터키 산악지대 양치기들의 민속음악과 한반도 북녘 땅의 토속민요, 이란의 관악기 ‘네이’와 한국의 관악기인 북청사자놀음의 ‘퉁소’ 등을 비교 감상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월드뮤직빅파티’는 국내외 월드뮤직 지향성을 제시하는 무대. 국내 월드뮤직 방향성을 나타내는 ‘김반장과 윈디시티’, 해외 월드뮤지션인 ‘모션 트리오’(폴란드)와 ‘부두 게임’(프랑스, 토고)이 관객을 미지의 세계로 이끈다.
33개국 해외 음악가의 공연도 다채롭다. ‘마르코 폴로의 음악 여행’(그리스, 몽골, 이란, 중국)은 13세기 동서양을 넘나들었던 마르코 폴로의 행적을 따라 동서양 음악이 조우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재즈와 클래식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에티노폴리스’(이탈리아), 지중해와 아프리카 음악을 아우르는 ‘라 티 팡파르’(프랑스), 재즈·팝·플라멩코를 접목한 ‘티엠포스 누에보스’(네덜란드, 스페인) 등도 있다.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 프로그램들
소리축제 기간 소리전당 곳곳은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장으로 변신한다. 현대미술가 14명(팀)의 설치 및 미디어작품 등 23점을 전시하는 ‘어린이 미디어 체험전시- 쿵짝쿵짝 알록달록 그래, 나는 미술이다!’, 전북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대음악제’ 등이다. 극단 꼭두광대는 국악탈놀이극 ‘왼손이’, 극단 판소리공장 바닥소리는 ‘제비씨의 크리스마스’, 극단 이야기꾼의 책은 물체놀이극 ‘평강공주와 온달바보’를 마련했다.
또 삶의 파고를 버텨온 명인·명창의 이야기를 듣는 ‘마스터 클래스’, 다양한 국적의 아티스트를 만나 그들의 음악과 악기, 정서를 이해하는 ‘월드뮤직 워크숍’, 올해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리딩 아트(Reading Arts)’ 등을 통해 예술세계에 한 걸음 더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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