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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이전, 전북도청 이전

서해안 시대 개막 앞두고 / 새만금에 도청 2청사 유치 / 장밋빛 꿈만은 아닐 듯…

▲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지금부터 약 200 여년전, 조선 정조때 전세계를 통틀어 인구 100만명이 넘는 도시는 중국의 베이징, 일본의 에도(오늘날 도쿄), 그리고 터키의 이스탄불 등 단 3곳에 불과했다. 조선 수도 한양의 인구가 20만명 남짓할때 100만이 넘었으니 이들 3대 국제도시의 명성과 규모는 가히 짐작할만 하다.

 

그런데 이러한 수도는 어느날 갑자기 만들어진게 아니고 새로이 정치권력의 주도 세력이 된 집단이 질서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대표적인게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이다. 정치, 종교, 사회적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어쨋든 기존 수도 로마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치질서를 표방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도시가 바로 오늘날 이스탄불이다. 예나 지금이나 수도를 이전한다고 하면 기존에 터를 굳건히 다졌던 기득권층의 반발은 상상을 초월한다. 강제수단을 동원하고, 당근을 줘가며 만든게 서울을 비롯한 오늘날 대도시의 변천사다.

 

사실, 우리역사에 있어서도 수도 이전과 관련한 논쟁은 적지않다.

 

대표적인게 개경파와 서경파가 맞대결한 소위 ‘묘청의 난’이다. 수도를 개경으로 해야하느냐, 서경(오늘날 평양)으로 해야하느냐 하는 논쟁끝에 커다란 내전으로까지 치달은 사건이다. 조선건국 후 수도를 개경에서 한양으로 천도하는 과정에서도 공신들 사이에서 숱한 논란이 일었고, 태조 이성계는 골머리를 앓았다. 박정희 정권 때 수도이전을 추진하다 중단했는데 그게 오늘날의 세종시와 별반 멀지 않은 곳이다.

 

노무현 정권 때 헌법재판소의 ‘관습법상 수도는 서울’이라는 판결에 수도이전은 무산됐고, 그후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드는 과정에서도 엄청난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국민의 절반 가까이 수도권에 살고 있고, 국회의원의 2/3 이상이 수도권에 터전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세종시를 명실공히 행정수도로 조성하는것 또한 큰 저항을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다.

 

수도 이전은 단순히 몇개 기관이 옮겨가는데 그치지 않고 국운을 좌우할만큼 중요한 사안이다.

 

오늘날 베이징, 이스탄불, 도쿄 등이 세계적인 중심도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엄청난 저항을 물리치고 수도이전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범위를 좁혀 지방행정도시를 옮기는 것 또한 엄청난 저항과 파급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는 일이다.

 

경북 안동, 전남 무안 등 새로이 도청 소재지가 된 곳은 오랫동안 갈등과 논쟁을 거듭한 끝에 결정됐다.

 

전북도가 향후 장기발전 방향을 새만금으로 잡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과제중 하나는 새만금에 도청 제2청사를 두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서해안 시대에 걸맞게 도정 역량을 집중한다는 의미가 있고, 특히 향후 새만금이 중국의 푸동이나 인천 송도처럼 상전벽해가 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검토할만한 과제다. 다만 새만금이 빠르게 정착되고 살아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전주는 명실공히 역사적·문화적 전통을 지닌 고을이라는 점에서 전주를 떠나 도청사를 당장 옮기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특히, 무진장을 중심으로 한 동부권 발전이 더딘 점을 고려하면 서해안으로 진출하는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역의 비전을 서해안에 둔다면 장기적으로 새만금에 도청 제2청사를 두는 것도 그냥 묵살할 일이 아니다. 경북의 경우 포항에 ‘동해안 발전본부’란 기관이 곧 문을 여는데 이곳은 2급 상당 공무원이 책임자를 맡아 도청 제2청사 격으로 활동하게 된다.

 

우리에겐 타산지석이 될 법하다.

 

뭐든 하려고 하면 합당한 이유가 당장 10가지가 생각나고, 하지 않으려 하면 부당한 이유가 10개가 떠오른다고 한다. 향후 발전 방향과 지향점, 서해안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새만금에 도청 제2청사를 두는 것이 장밋빛 꿈만은 아닐 것이다. 지금부터 착실히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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