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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 '마이클 크레이그-마틴'전] 파편의 틈에서 자유로운 상상

▲ 마이클 크레이그-마틴 작품 ‘흔한 일상(마우스와 함께)’

갤러리현대에서 지난 9월 21일부터 11월 5일까지 영국 개념미술의 거장 마이클 크레이그-마틴 개인전 ‘All in All’을 개최하고 있다. 30여점의 회화작품으로 2012년 이후 갤러리현대에서 5년 만에 열린 개인전이다.

 

1941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크레이그-마틴은 미국 예일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했다. 당시 화단을 주도했던 개념미술, 미니멀리즘, 팝아트 등 현대미술을 경험하고 미술작업을 시작했다. 1966년 영국으로 돌아온 1970년대에서 80년대까지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재직하며 ‘영국의 젊은 미술가(YBA)’들을 양성하는데 기여했다. 특히 데미안 허스트, 줄리안 오피, 사라 루카스, 게리 흄 등 기라성 같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일상과 예술의 경계선에 대한 크레이그-마틴의 탐구는 그의 작품세계의 주제다. 메모리스틱, 차량운전대, 코르크 마개뽑이, 선글라스 등 일상에서 흔히 보는 것들이 대상이 된다. 대상의 끝을 잘라버리고 몸통만 보여줘 파편과 파편들로 화면을 배치하는 기법이다. 이렇듯 크레이그-마틴은 전통적인 회화와는 전혀 다른 기법을 사용하며 회화를 보는 개인의 내재된 무의식과 경험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회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바라보기를 촉구한다.

 

크레이그-마틴은 제자들에게 ‘너 자신을 표현하라’고 주문하며 자신의 정체성이 들어간 작품을 만드는 것을 항상 강조했다. ‘너 자신이 행복하고 몰입할 수 있는 작업을 하라’고 덧붙였다. 또한 ‘컬러가 작품을 섹시하게 한다’고 말한 그는 ‘더 극단적으로 가라’고 주장하며 강렬한 원색을 즐겨 썼다. 그렇다고 형광색은 오히려 작품을 생기 없이 만든다고 쓰지 않았다. 간결한 형태와 결합된 색상은 일상의 평범한 사물을 다르게 만든다. 간단명료한 색과 형태는 너무 단순해서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는 끊임없이 일상과 예술의 경계선에 서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영국 현대미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영제국 훈장과 작년에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작위를 수여받았다.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런던 테이트, 파리 퐁피두센터 등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76세인 크레이그-마틴은 지금이 자신의 최고 전성기라고 한다.

 

그는 초록과 파랑, 하늘색과 노랑, 파랑과 핑크, 보라와 파랑 등 원색을 세련되게 써서 좋다. 단순하고 클로즈업한 형태도 또한 모던하고 신선하다. 간결미의 극치다. ‘예술은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것이다’라는 크레이그-마틴의 말을 되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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