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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궤도: 전라선 철길 답사기 ⑩ 서도역·산성역] 코스모스 피어도 가을 손님 타고 올 열차 없네

1931년 정차역으로 시작 서도역, 2002년 새로 지어 이전…2년 지나 여객 운송 중단 / 산성역, 문 열고 닫기 반복하다 새 건물 손때 타기도 전 2004년 긴 잠 빠져들어

▲ 지난 9월 15일 찾은 남원시 사매면 옛 서도역. 녹슨 레버가 세월을 대변하는 듯하다. 권혁일 기자

그다지 쾌청한 날씨는 아니었다.

가을이 오는 건지 여름이 가는 건지, 이제 서늘한 건지 아니면 늦더위가 남은 건지, 9월 중순의 사매 공기는 어쩐지 어려웠다.

원래는 덕과와 사매면 중심부를 통과했던 활 모양 길이 어느 세월엔가 서쪽으로 멀찌감치 떨어진 직선이 돼 있었다.

 

△ 현재와 마주보는 과거, 서도역

서도역은 이 신작로의 교차로에서 서쪽으로 조금 들어가면 나온다.

공사가 한창이던 울퉁불퉁 도로를 따라 약 2㎞, 새 서도역이 꽤 높은 돌방석을 깔고 앉아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서 다리 밑을 지나 들어가면 조그만 마을이 나오고, 그 가운데에 옛 서도역이 있다.

‘남원시 사매면’이라고는 해도, 임실군 오수면과의 경계선상이기 때문에 생활권이 오수와도 겹치는 곳이다.

지금이야 ‘조그만 마을’이지만, 옛날엔 그 규모가 상당히 컸단다.

 

“서도역이, 사람이 무지 많았어요. 순창 쪽에서도 이리 와서 열차를 타고 그랬으니까. 요 앞에 가게도 많았어요. 저 집은 방앗간이었고, 저 집도 가게였고… 이 거리에만 이발소가 두 개가 있었어. 그런데도 명절 때면 한나절씩 기다려야 됐어.”

김용구(62) 노봉혼불체험휴양마을 위원장의 증언이다.

길마다 한들한들 핀 채로 가을을 온몸으로 알리는 코스모스 무리를 따라, 취재팀이 옛 서도역을 찾은 것은 지난 9월 15일.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배경이 됐던 곳, 그래서 혼불 문학마을의 시작점이 되는 옛 서도역에도 마른 나뭇잎이 하나둘 나뒹굴기 시작했다.

 

▲ 9월 15일, 바람개비와 옛 서도역사. 권혁일 기자

 

‘영상촬영장’이라는 간판을 보고 들어가면 자갈 깔린 앞마당이 나온다.

그 가운데 선 나무 주위로 뱅글뱅글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있었다. 아름드리나무는 어른 두 사람이 두 팔을 벌려 껴안아도 다 덮지 못할 만큼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그 뒤로 나무로 외양을 꾸민 조그만 역사가 자리했다.

관리인이 따로 상주하고 있지 않아 평상시에는 건물 내부로 들어갈 수 없는데, 맞은편 ‘혼불숭어리들름터’에 찾아가 열어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 옛 서도역사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깔끔하게 정돈돼 있다. 권혁일 기자

 

▲ 열차 시각표가 붙어 있다. 매표창구 너머는 비어 있다. 권혁일 기자

 

역사 한쪽으로는 조그만 공원이 마련돼 있다.

“소설 <혼불> 의 원고가 적힌 4만6000여장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원고지를 쌓아 작가의 열정을 표현했다” 고 적힌 조형물이 시선을 이끈다. 칼보다 강하다는 펜, 그 펜을 받아내는 원고지가 금속 재질로 화(化)해 쌓여 있는 것이, 어떤 힘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쪽으로 계속 걸어가면 보선 사무소 건물이 나오고, 이리저리 갈라져 있던 철길이 하나로 모여 남원 쪽으로 뻗다 만다.

 

▲ "소설 <혼불> 의 원고가 적힌 4만6000여장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원고지를 쌓아 작가의 열정을 표현했다"고 적힌 조형물. 권혁일 기자

 

▲ 지난 9월 15일, 옛 서도역에는 풀들이 수북하게 자라 있었다. 그 몽환적인 풍경 뒤로는 녹슨 레일과 보선 사무소 건물이 보인다. 권혁일 기자

 

▲ 10월 13일 다시 찾은 옛 서도역 보선 사무소 건물. 보통 영상 촬영을 위해 이곳까지 활용한다고 한다. 권혁일 기자

 

▲ 고양이 한 마리가 철길에서 옛 화물 플랫폼으로 뛰어오르고 있다. 김태경 기자

 

서도역은 1931년 전라선(당시 경전북부선) 전주~남원 구간 개통 때 함께 영업을 시작했다.

조선총독부 관보(제1412호)에는 1931년 전주~남원 구간 개통 당시 정차역으로 고시돼 있는데, 남원시에 따르면 역사가 지어진 것은 그 이듬해인 1932년이라고 한다.

철길 위로 바삐 오가며 역에 생명을 불어넣었던 열차의 기억을 찾아 역사 뒤편으로 가보니, 더욱 흑백사진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울긋불긋 코스모스마저 그 일부처럼 느껴진다.

 

▲ 그다지 쾌청한 날씨는 아니었던 9월 15일. 옛 서도역사와 코스모스. 권혁일 기자

 

▲ 플랫폼 쪽에서 바라본 옛 서도역사. 권혁일 기자

 

▲ 노란 고양이 한 마리가 어슬렁어슬렁. 권혁일 기자

배롱나무꽃이 떨어지기 시작한 플랫폼에는 ‘효원이 대실에서 매안으로 신행 올 때 기차에서 내리던 곳’이니, ‘강모가 전주로 학교를 다니면서 이용하던 장소’니 하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역사를 정면으로 바라봤을 때 오른쪽, 그러니까 북쪽에는 관사와 우물이 서 있다.

1930년대 일본식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역장 관사는 침실, 화장실, 거실 등이 갖춰져 있어 제법 널찍한 내부를 자랑한다.

 

▲ 옛 서도역 역장 관사. 권혁일 기자

그 위, 이제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 옛 철길 한쪽으로는 레일바이크 시설이 모습을 드러낸다.

원래는 폐 철로에 턴 테이블을 놓은 형태였는데, 지난 2015년께 지금과 같은 순환형으로 선형을 바꿨다고 한다.

지금은 바퀴에 자물쇠가 채워진 채 가만히 앉아 있지만, 남원시 관계자에 따르면 곧 정비를 거쳐 내년에는 운행이 가능하게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 레일바이크용 순환선으로 바뀌어 있는 옛 서도역 구내 철길. 권혁일 기자

 

▲ 레일바이크용 순환선의 북쪽 끝부분. 권혁일 기자

 

▲ 멈춰 있는 옛 서도역 레일바이크. 권혁일 기자

 

▲ 레일도 묶인 채 바퀴도 묶인 채 거부할 수 없는 너의 마력은… 권혁일 기자

 

▲ 레일바이크가 있는 곳을 넘어 철길을 따라 북쪽으로 계속 걸어가면, 이런 풍경도 볼 수 있다. 권혁일 기자

 

그 바로 맞은편, 언덕배기를 올라가면 붉은 벽돌로 된 밋밋한 한일(一) 자 건물이 있다. 새 서도역이다.

전라선 철도가 개량되면서 2002년에 이곳에 새로 지어졌는데, 2004년 7월 여객 취급이 중지되고, 2008년 7월 1일 역무원이 철수했다. 지금은 시설 관리 업무 위탁 업체 직원들이 역을 지키고 있다.

오수역 시설관리반 직원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 플랫폼에는 오래돼 색이 바랜 사진처럼 처연히 세월의 흐름을 그대로 맞고 있었다. 봄날 개나리를 닮은 노란색으로 만들어졌을 점자블록은 허옇게 변했고, 조각조각 부서진 파편들만이 늦가을 낙엽처럼 통행로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 새(?) 서도역사는 언덕을 올라가야 만날 수 있다. 권혁일 기자

 

▲ 언덕을 올라가면, 밋밋한 생김새를 한 새 서도역사가 나온다. 권혁일 기자

 

▲ 서도역 뒤편. 권혁일 기자

 

▲ 빈 플랫폼은 이제 아무도 찾지 않는다. 권혁일 기자

 

▲ 시간은 멈추고, 열차는 안 멈추고. 9월 15일, KTX 한 편성이 서도역을 지나치고 있다. 권혁일 기자

 

한 달여가 지나, 10월 13일에 옛 서도역을 다시 찾았다.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랬나, 뭐랬나. 낙엽이 수북하게 깔려 있었다. 이곳의 낙엽은 ‘망명정부의 지폐’라기보다는 ‘지나가버린 비둘기호 열차 티켓’ 정도가 적당하겠다.

 

▲ 10월 13일, 옛 서도역에는 노란 은행잎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한 달쯤 전과도 퍽 다른 풍경이었다. 권혁일 기자

은행나무가 노란빛을 뿌리고 있는 서도역 풍경 앞으로, 붉은 관광버스 한 대가 나타나 멈췄다. 내린 이는 어림잡아 삼십여 명.

김용구 위원장이 아쉽다는 듯 말했다.

 

“새마을호는 못 세우더라도 무궁화호만큼은 세웠으면 좋겠어요. 이게 숙원사업이에요.”

김은미(47) 체험마을 사무장이 옆에서 거든다.

 

“보통 남원역으로 가서 전세버스로 여기까지 와서 보고 또 시간 맞춰서 남원역으로 가서 나가고 그러거든요. 아예 서도역에 열차가 서면, 여기서 내리면 되지 않겠어요?”

 

▲ 10월 13일, 코스모스 핀 옛 서도역사. 김태경 기자

 

▲ 지난 2004년 6월 29일에 촬영된 옛 서도역 모습. 역사 지붕이 옥색이고 벽도 지금과는 다르다. 매우 오래돼 보이지만, 이 사진이 찍힐 시절에도 이미 열차가 다니지 않는 상태였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 산성역, 사람 흔적은 어디에…

안내를 따라 돌아 들어가자, 취재팀을 맞이한 것은 서남대 정문이었다.

 

▲ 현수막들이 걸려 있는 서남대 정문. 권혁일 기자

‘산성역으로 가야 하는데, 서남대는 왜…?’ 하는 의문도 잠시, 조용한 캠퍼스를 가로질러 난 도로를 지나 남원천변을 잠깐 달리자 이내 산성역이 나타났다.

서남대에서 직선거리로 한 1㎞ 될까 말까. 후문쪽 원룸촌에서 걸어서 다닐 수 있을 만한 가까운 자리였다.

‘나타난’ 것이라기보다는 이쪽이 ‘찾아낸’ 것이 가깝다 할 정도로 존재감이 옅었다. 도로에 흔한 폴 사인이나 이정표도 없어,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지도 모른다.

 

▲ 정면에서 바라본 산성역. 권혁일 기자

 

지난 2003년에 새로 지어졌다는, 붉은빛이 도는 벽돌을 두른 역사는 꽤 깔끔했지만, 형태가 좀 어색했다.

여객 기능이 있는 역사에는 보통 정면 가운데쯤에 승객들이 드나드는 문이 있다. 정면이나 가운데가 아니라도, 딱 역사 앞 광장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에 출입구가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산성역의 정면 가운데 부분에는 회색 문 굳게 닫힌 역무 공간이 있었다. 매표소와 맞이방으로 갈 수 있는 승객 출입구는 건물 남쪽에 붙어 있었는데, 그 모습이 좀 옹삭시럽게도 보였다.

 

▲ 승객 공간이 한쪽에 치우쳐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권혁일 기자

승강장으로 나가는 ‘정도’는 막혀 있었다. 대신 역시 좀 옹삭시럽게, 건물 옆 틈을 통해 나갈 수 있었다.

여수 방향 승강장으로는 건널목 나무 발판을 밟고 갈 수 있었지만, 본선을 가로질러 반대편 승강장으로는 이렇게 비교적 ‘편하게’ 갈 방법은 없었다. 여객 취급이 중단된 다른 무인역들과 마찬가지로 발판이 치워져 있었다.

사실 이 역사와 시설은 사람 손때를 거의 타지 않은 것들이다. 2003년 12월 25일 새 역사가 준공됐지만, 이듬해 7월 15일에 여객취급이 중단됐다. 이 기간 산성역을 이용한 이는 100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대충 이틀에 한 명 정도 타거나 내린 셈이다.

 

▲ 지난 9월 15일, KTX-산천 한 편성이 남원 산성역을 지나고 있다. 본선 건널목이 걷힌 것을 볼 수 있다. 권혁일 기자

 

▲ 산성역. 권혁일 기자

 

철도산업정보센터에 등록된 연혁으로는 1967년에 임시승강장으로 개업한 것으로 나와 있지만, 사실 산성역의 역사는 더 오래됐다.

1931년에 전주~남원 구간이 개통될 때 함께 문을 열었는데, 광복 직전인 1944년에 폐지됐다.

이후 1967년에 되살아나 1980년에는 보통역으로 승격되기도 했다. 1980년 산성역을 이용한 이는 모두 10만 8348명, 이 역에서 취급된 화물은 3만 2601톤이었다. 발송 화물이 185톤, 도착 화물이 3만 2416톤이었다.

그러나 이후 승객이 꾸준히 줄어들었고, 결국 2004년에 여객취급이 중단된다. 같은 날 봉천·서도·주생·옹정역이 함께 여객취급 중단의 칼을 맞았다.

 

▲ 9월 15일, 무궁화호 한 편성이 산성역을 지나고 있다. 권혁일 기자

 

▲ 산성역 바로 옆, 선로를 넘어가는 다리에서 내려다본 남원 내척동 일대 모습. 권혁일 기자

 

남쪽에서 약간 서쪽으로 치우친 방향을 바라보면 교룡산이 내려다보고 있다. 남원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이 산에는 ‘산성역’이라는 이름의 기원이 된 교룡산성이 버티고 서서 남원을 지키고 있다.

철길은 바로 그 교룡산을 스치듯 돌아 내려가는데, 그러면 곧 남원역이 나온다.

하선에 진행 신호가 들어왔다. 곧 전기기관차가 이끄는 무궁화호 한 편성이 지나갔다. 차내 방송도 이 무렵이면 나올 것이다. 우리 열차는 잠시 후, 남원, 남원역에 도착하겠습니다….

 

▲ 지난 9월 15일, 무궁화호 한 편성이 산성역을 지나 남쪽으로 달리고 있다. 교룡산 자락을 비켜 돌면 곧 남원역이다. 권혁일 기자

 

● 노봉마을과 혼불문학관, ‘천추락만세향’의 혼불 사랑

 

▲ 혼불문학관. 김태경 기자

 

지난달 15일, 푸른 잔디가 파도처럼 넘실대는 혼불문학관 앞마당.

김준식(47)·김영아(47) 씨 부부가 천천히 거닐며 문학관을 둘러보고 있었다.

알고 보니 <혼불> 의 열렬한 팬이었다.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최명희문학관부터 작가가 잠들어 있는 건지산의 묘소까지, <혼불> 과 관련된 곳이라면 전부 찾아다녔다고. 이곳 혼불문학관도 가끔 찾아온다고 했다.

진안 출신인 김준식 씨는 “작가와 같은 전북 출신이다 보니 작가를 통해 내 고향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다”며 “혼불을 읽어보면 알 수 있는데, 작가가 지역의 문화와 정서에 대해 색다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좋다”고 말했다.

 

<혼불> 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남원 사매면 노봉마을.

혼불문학관은 노봉마을 윗자락, 청호저수지를 끼고서 이 근방을 전부 내려다보는, ‘가히 백대천손의 천추락만세향을 누릴 만한’ 자리에 지난 2004년 들어섰다.

문학관에서는 <혼불> 이야기와 최명희 작가의 생애에 대해 볼 수 있는데, 특히 최명희 작가의 생전 집필 공간을 재현해 놓은 부분이 눈길을 잡아끈다.

 

▲ 고양이와 혼불문학관. 김태경 기자

 

오는 11월 4일, 남원 사매면 서도길에서는 <혼불> 을 사랑하는 마을 주민들이 팔을 걷고 신행길축제를 연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 축제는 옛 서도역을 중심으로 혼불문학관 등 노봉혼불문학마을 일원을 무대로 하는 마을 잔치다.

주민들이 잔치국수 등 푸짐한 음식을 지어 축제를 찾는 이들과 오순도순 나눠 먹고 농산물 프리마켓 등 농경문화 체험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은미 사무장은 이날 낮 11시 개막을 앞두고 가장 먼저 손님들을 맞이할 ‘신행길 재연 행렬’에 주목해보라고 추천했다.

옛 서도역에서 마을회관을 거쳐 혼불문학관 혼례청까지 이어지는 이 행렬은 혼불 속 ‘효원 아씨 신행길’을 뼈대로 마을 사람들이 직접 꾸민다. 소설 속 한 대목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감상할 기회다.

 

“그맘때면 옛 서도역 앞이 노오란 국화꽃들로 진하게 물들겠네요.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정말 예쁜데, 다음에 한 번 또 구경 오세요.”

김 사무장이 귀띔했다.

 

▲ <혼불> 과 서도역, 마을 전체가 이 두 가지로 요약된다는 느낌도 받게 된다. 너무 성급한 일반화일까. 권혁일 기자

 

 

 

/권혁일·김태경 기자

 

▲ 일러스트=이권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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