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전북을 찾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계속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통합을 반대하는 호남 중진의원들에 대해서는 “열심히 소통하겠다”고 했지만 “여러 이견이 있을지라도 빨리 중앙당에서 이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빠른 시일 내 중앙당 차원에서 결론을 내릴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당내 호남 중진의원들의 갈등을 잠재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썰렁한 현장 최고위원회의
이날 전북도의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전북 현역의원들은 김관영 사무총장과 김광수 의원, 김종회 전북도당위원장 등 3명뿐이었다. 이날 국회 임시회가 개회한 점도 있지만 통합 갈등이 의원들의 참여 저조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기자간담회에서 ‘당내에서 벌어지는 전북 의원들간의 갈등을 방증하는 것’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안 대표는 “중진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답변만 남겼다. 현재 갈등 상황을 인정한 셈이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온 국민의당의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 이후 당이 정말 시끄럽다”며 친 안철수 대 통합 반대 그룹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우회적으로 전달했다.
이런 가운데 친 안철수로 분류되는 박주원 최고위원이 지난 2008년 터진 ‘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 사건의 제보자라는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라 당내 갈등은 쉽게 봉합되기 어려워 보인다.
△통합 반대에 반박 논리 펼쳐
안철수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강력 반대하는 호남 중진의원들을 대상으로 반박논리를 폈다.
그는 “호남 중진의원들이 반안(反安)편에 서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고 있지만, 당대표 입장에서 볼 땐 반드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현재 전북을 비롯한 호남의 정당은 양자구도 체제지만, 전국은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양 거대 정당 사이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반분하고 있는 4자 구도”라며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 구도를 어떻게 3자 구도로 만드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제3당으로서의 생존을 위한 외연 확대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치사를 보면 제3당은 10년을 넘기지 못했다”며 “큰 선거 직전에 외연 확장에 실패해서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安 지지자-반대파 뒤엉켜 소란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기자간담회 현장에서는 안 대표 지지자와 반대파가 뒤엉켜 소동이 일었다. 이들 사이에서는 “안철수 파이팅”, “안철수 힘내라”, “사퇴하라”, “호남 팔지 말아라” 등의 고성이 이어졌으며,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안 대표가 최고위 회의장에서 기자간담회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소란이 이어졌다. 반대파들은 안 대표를 따라붙으며 “나가서 합당하라”고 구호를 외쳤으며, 안 대표 지지자 중 한 사람은 안 대표에게 꽃을 주기 위해 사람들을 밀치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의원에 이어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장진영 최고위원, 김관영·김종회 국회의원 등은 11일 김제시 금산면 용호리 장전마을을 찾아 고보민 씨(30)의 한우 축사를 방문, 축사를 둘러보며 축산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안 대표 등은 한우 축사를 둘러본 후 마을경로당으로 자리를 옮겨 30여 명의 청년 농업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년과 농업의 미래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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