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형 작가가 만 2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전 ‘The end’는 자신만의 ‘동양화적 유화’를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물이다. 22일까지 전주 누벨백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에 갖고 있던 동양화 정서를 캔버스와 유화물감, 즉 유화로 표현해 자신의 세계관을 확장하고 가능성을 가늠하고자 했다.
이동형 작가는 “동양화만의 은은하고 서정적 느낌을 추구지만 밑바탕부터 탄탄하게 쌓아 올려 깊이감과 밀도감을 내는 내 작업방식에는 유화가 더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그가 일상에서 느낀 감정들을 새와 식물 등에 투영해 표현했다. ‘행복한 지옥’이었던 서울 생활, 인생 영화인 ‘지옥의 묵시록’에서 느낀 공허함·무력감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쌓은 감정들이다. 새와 식물은 집안이 오랫동안 식물원을 해왔기에 그가 가장 익숙하게 보고 잘 표현할 수 있는 소재다.
작품 속 수많은 새는 미친 듯 뒤엉키며 존재감을 드러내려 하지만 관심을 두는 이도, 아는 이도 없다. 새들은 당장이라도 사라져 버릴 것 만 같지만 언제나 소리 없는 외침을 낸다.
특히 ‘실성한 버드&성모마리아’는 사회 초년생들이 공감할 작품이다. 자신의 의도치 않은 실수에 내면은 실성한 것처럼 소용돌이가 치지만 겉으로는 마치 성모마리아처럼 온화하게 미소 지어야 하는, 겉과 속이 다른 아이러니한 현실을 담았다.
전반적으로 흐르는 분위기가 ‘쓸쓸함, 웃(기고 슬)픈 블랙 코미디’인 것은 청년인 그가 느낀 사회가 녹록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신작전 ‘The end’는 많은 작품을 보여주기보다는 완성도를 높이는 것, 새 시도에 대한 의미를 내는 것에 중점을 뒀다. 초반에 그린 그림들은 대부분 재작업 했다.
“2015년 개인전에서도 같은 작업방식을 선보였는데 원하는 대로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어요. 물(동양화 재료)과 기름(유화 재료)은 반대인데 성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캔버스에 동양화를 그린다고 생각했죠. 그 이후 다시 학부전공인 한국화로 돌아갈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작업에 대한 제 선택을 믿고 재료 성질부터 색이 잘 발리기 위한 밑 작업, 동양화 특성을 잘 녹이는 붓칠 등 기초부터 연구했죠. 끝(the end)은 새로운 시작이니까요. 이번 전시를 통해 제 스타일을 구축하고 새로운 시도들을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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