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무용협회가 이를 악물었다. 침체된 전북 무용계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다. 그래서 고안한 작품이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를 결합한 ‘호두까기 인형’. 민간 무용협회(단체) 차원에서는 보기 드문 무용 대작이다. 완성도 등 세부적인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지만, 시도 자체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지난 16일 전북삼성문화회관은 전북무용협회 브랜드 작품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3색(色) 호두까기 인형’을 관람하려는 가족 단위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호두까기 인형’은 독일 작가 호프만의 동화를 원작으로 차이콥스키 음악, 프티파와 이바노프가 안무해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했다. 120여 년 동안 연말 발레 무대를 장식해 온 작품.
이번 전북무용협회 ‘호두까기 인형’에서 1막은 어린이 무용수, 2막은 성인 무용수들이 극의 흐름을 주도했다. 1막 호두까기 병정들과 생쥐들의 전투 장면은 현대무용, 눈의 요정들의 추는 눈의 왈츠 장면은 한국무용으로 구성했다. 이질감 없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2막 스페인, 중국, 러시아, 한국 등 세계 각국의 춤도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특히 클나무 오케스트라의 현장 연주가 어우러진 것도 큰 장점이었다.
다만 부자연스러운 막 전환, 무용수 간 역량 차이 등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쉽다는 의견이 나온다. 클래식 발레는 무용수의 절제된 동작, 섬세한 연기력 등 역량이 완성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전북무용협회 ‘호두까기 인형’이 브랜드 작품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용수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지역 무용수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발굴이 필요하다는 것. 올해는 한양대 발레단과 류무용단 등 서울 무용수들도 참가해 무대를 채웠다.
무용계 관계자는 “부산, 대구, 광주를 제외한 지역에서 그것도 민간 무용협회(단체)가 이만큼 큰 규모의 작품을 제작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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