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후석탄화력발전소 가동중단, 예방적 살처분 거부, 새만금발 미세먼지, GMO 작물개발 중단 등… ”
그래도 훈훈한 세밑이다. 눈 내리는 밤, 흰 당나귀를 그리워하는 여유도 있다. 거리에서 촛불 들고 종종거리며 박근혜 탄핵 엽서 보내기 캠페인을 마치고 우국지정에 소주잔을 들던 지난겨울과는 비교가 안된다.
결국 국민은 촛불의 힘으로 대통령을 파면하고 이른 장미 대선을 치르고 문재인 정부를 세웠다.
출발은 순조로 왔다. 낡고 고장이 잦은 원전을 폐쇄하고, 국립공원을 좀 먹는 케이블카라는 암 덩어리를 도려내고, 미세먼지로 숨 막히는 하늘을 맑게 하고, 먹는 물을 위협하고 강을 망친 4대강의 재자연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을 것이라는 국민들의 기대도 컸다.
문 대통령은 먼저 안전한 대한민국에 방점을 찍었다. 시민사회 출신을 환경부 장관과 차관으로 임명했다. 고리1호기를 영구 폐쇄하고 탈 원전 로드맵을 발표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30년 넘은 낡은 화력발전소를 가동 중단시켰다.
세월호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발생원인, 수습과정, 후속조치 등 사실관계와 책임소재 규명을 위한 ‘사회적참사특별법’도 제정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백마를 타고 온 초인은 아니었다. 생태민주사회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재개 결정, 문화재청의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조건부 승인, 사드 추가배치로 볼 때 어쩌면 개발 민주주의에 그칠 공산이 크다.
살충제 달걀이나 생리대발암물질 검출 사건을 대응하는 정부의 태도나 방식은 여전히 허술했고, 책임전가도 여전했다. 1조1000억을 들여 무안 공항을 경유 KTX노선 혈세 낭비, 제주도의 환경사회적 수용 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2공항 등 개발 적폐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이미 희망을 보았고,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기적을 일으키지 않았는가?
희망의 바람은 지역에서 불었다. 달걀 출하 중단으로 1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와 소송중이라는 이유로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으면서도 조류독감 예방적 살처분을 거부한 참사랑동물복지농장이 지역을 달군 환경뉴스로 주목받았다.
농장주는 살처분 취소 소송도 하고 SNS에 호소하고 동물환경단체와 힘을 모아 5000마리의 닭을 살렸다. 전국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방역의 실효성이 없고 생명경시 풍조만 확산시키는 싹쓸이 살처분의 문제점을 공론화 했다.
찬반 논란이 뜨거웠던 유전자변형(GMO) 작물개발도 큰 전환점을 맞았다. 농촌진흥청의 상업적인 유전자변형작물(GMO) 연구 생산 중단 발표도 화제가 되었다.
농진청과 반GMO전북도민행동은 GM작물 생산 중단과 개발사업단 해체 등을 담은 협약을 체결했다. GMO 정책 결정과정의 시민 참여라는 측면에서 성공적인 협치 사례로 꼽혔다.
전주동물원의 늑대사도 화제가 되었다. 철창과 콘크리트 사육시설 대신 나무와 자연석은 물론 생태적 습성을 고려한 굴까지 갖춰진 늑대의 숲에 둥지를 틀었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미세먼지 농도가 전국 최고 수준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했다. 새만금 미세먼지 논란도 가세했다. 전주시 팔복동 폐기물고형연료 발전시설 추진에 시민들이 크게 반발한 것도 대기 환경악화에 대한 우려다.
뉴스 후에도 일상은 계속된다. 참사랑동물복지농장은 또다시 예방적 살처분을 하라는 명령서를 받을 수 있다. GMO식품 완전표시제 등 제도 개선은 아직도 길이 멀다. 쓰레기연료 소각시설도 행정심판, 행정소송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미세먼지도 여전하다. 전주 생태동물원은 국가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난개발에는 미래가 없다. 문대통령의 말이다. 내년에 좀 더 행복한 환경뉴스가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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