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북의 수출 증가율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 증가율 15.8%에 훨씬 못 미치는 0.3% 증가에 그쳤다. 전국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낮다. 경남 31.4%, 경기 26.6%와 큰 격차를 보였으며, 1%도 안 되는 수출증가율은 전국 17개 시도 중 전북이 유일하다.
자치단체별 수출액 규모를 보면 더 초라하다. 전북의 지난해 수출액은 63억 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1%를 갓 넘는다. 도세가 아주 약하거나 산업화에 치중하지 않는 제주·세종·강원·대전 등 4개 시도만이 전북의 뒤에 놓였다. 도 단위 충남(798억 달러)·경남(594억 달러)·경북(448억 달러)·전남(310억 달러)과 비교가 부끄러울 정도다.
전북의 수출실적이 본래부터 이리 저조했던 것은 아니다. 2011년 128억 달러를 정점으로 2014년 100억 달러가 무너지는 등 계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지난 7년 사이 반 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도세가 비슷한 충북을 보면 전북의 수출산업이 얼마나 무너졌는지 더 명확해진다. 2011년 충북의 수출실적은 전북보다 7억 달러가 적었으나 지난해 2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전북 보다 두 배 이상 많아졌다. 충북의 경우 반도체, 광학기기, 플라스틱제품, 자동차제품 등의 품목이 효자노릇을 했다.
전북 수출실적이 거꾸로 간 데는 주력 수출품목의 퇴조와 새로운 주력 수출품을 발굴하지 못한 때문이다. 특히 한국 GM군산공장의 지속적인 생산물량 감축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으로 전북의 수출 전선에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도내 주력 수출품목이던 선박산업은 지난 1년간 97.2% 감소했다. 자동차 관련 산업은 2016년 한 해에만 58.6%나 줄었다.
전북 수출이 이리 냉온탕을 오가는 데는 대기업 수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2014년 43.9%였던 대기업 수출실적이 2017년에는 22.3%로 줄어든 것이 그 반증이다. 물론, 다른 시도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북과 대비되는 충북은 대기업 계열사와 공장 등을 꾸준히 유치하면서 수출실적이 늘었다. 어렵게 유치한 대기업마저 제대로 지키지 못한 전북의 처지가 안타까울 뿐이다.
지역의 수출산업을 하루아침에 일으킬 수는 없다. 대기업 유치가 가장 빠른 길이겠으나 맘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전북의 중소·중견기업이 세계로 향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데서 답을 찾아야 한다. 지역의 수출산업 전반에 대한 재점검을 통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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