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서부 신시가지에 7억 5000만원 들여 조성 / 전담부서 없이 방치…최근 10년 된 보행로 개선 공사
‘전주 비보이광장’이 조성된지 1년여가 되어가지만 정작 비보이를 하는 이들은 광장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비보이광장 운영을 위한 전담부서도 없이 광장에 이름만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전주시 서부 신시가지 내 비보이광장이 조성됐다. 부지 2000㎡에 지상은 상시적인 비보이나 음악 공연 등 문화행사 공간을 만들고, 지하 1∼2층에는 차량 123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설치했다.
비보이광장 조성에만 7억5000만 원이 투입됐다.
그런데 이 광장이 비보이공연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무대가 작고, 추위와 더위를 막지 못해 비보이를 하기에는 안전 문제를 비롯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전주 한 비보이 그룹 김모 씨(30)는 “비보이 광장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은 못 봤다”면서 “행사가 없어 공연할 수 없으며, 정작 연습을 하기에도 장소가 비좁아 불편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광장은 상가연합회 등에서 일부 행사를 하는 장소로 쓰일 뿐, ‘비보이’ 관련 행사는 거의 없다. 매년 열리는 ‘전주 비보이 그랑프리’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리며, 이와 연계한 프로그램도 없다.
조성 당시에도 사실상 ‘비보이’를 염두에 둔 광장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년여가 된 현재까지 광장을 운영하기 위한 주무부서조차 없다.
또한 비보이 광장을 중심으로 오는 6월까지 인도 조성공사가 진행되면서 인근 상가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 공사는 길이 955m, 폭 6~10m의 보행자 전용도로 조성에 총 17억 원이 들어간다.
광장 주변 한 상인은 “춤추는 사람들이 없는 썰렁한 광장을 몇 달째 도로를 파헤쳐 놓고 있다”면서 “상인과 보행자 모두에게 불편을 초래한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상인은 “양쪽에 볼라드가 없어 차량이 공사 중인 인도까지 올라와 불법 주·정차를 한다”며 “최소의 안전장치도 없이 공사가 진행되는 것 같다”고 했다.
전주시는 비보이 광장이 전반적으로 정교하지 못했다는 것은 인정했다. 다만 “애초 근린광장으로 공사가 착수됐고, 이후 명칭재정위원회를 거쳐 ‘비보이광장’이 선정됐다”면서 “현재 체계적인 관리가 안 되는 것 같다. 전담 부서를 선정해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0년 전에 깔린 보행로를 뜯어 배수로, 경관조명 등을 설치하고 있다”며 “시민 불편을 줄이면서 안전하고 신속하게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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