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한 시내버스 기사가 혼자 남은 여고생 승객을 성추행 했다가 사법처리 될 처지에 놓였다. 시내버스 기사가 승객과 싸움을 벌였다가 승무 정지 처분을 당한 게 불과 엊그제 일인데 이번엔 성추행 사건이 터졌다.
전주 덕진경찰서는 지난 6일 시내버스 안에서 여고생을 성추행 한 혐의로 전주 모 시내버스 기사 A씨(55)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직장 잃고 성추행범 꼬리표를 붙이게 됐다.
A씨는 지난달 28일 아침 전주시 우아동의 한 시내버스 종점에서 고교생인 B양을 껴안고, 볼에 입맞춤을 했다고 한다. 추악한 일이었다. 경기도에서 전주에 놀러온 B양은 이날 전주역에서 기차를 타기 위해 A씨의 버스를 탔다. B양이 전주역 인근 하차 정류장을 놓치고 곧바로 하차를 요청했지만 A씨는 내려주지 않았다. 그는 “밖이 추우니, 가까운 종점을 돌고 목적지에 내리는 게 좋겠다”며 종점까지 갔다. 마치 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친절한 버스기사인 척 하며 B양을 인적 드문 종점지로 유인한 뒤 늑대의 발톱을 드러냈다.
최근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는 ‘#Me Too’ 피해자들의 증언을 보면 성폭력 사건에는 강압과 유인이 혼재한다. 성폭력 사건의 상당수가 가까운 친인척, 지인이다. 이번 피해 여학생도 설마 아빠같은 시내버스 기사가 늑대로 돌변할 줄 상상이나 했겠는가. 아무도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어른에게 피해를 당한 여학생은 오랫동안 상흔에 시달릴 것이다.
미투열풍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성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남성 우월주의가 사회를 지배하면서 피해 여성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남성으로부터의 성폭력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해 왔다. 하지만 요즘 분위기는 예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10년 전 성폭력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 성폭행에 대한 처벌이,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지만, 대폭 강화됐다. 세계적으로 ‘유리천정’이 깨지면서 의식이 신장된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미투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검찰에서는 여검사가, 문학계에서는 여성 시인이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정치권에서는 정의당이 당내 성폭력 사건들을 공개하고 재발 방지 노력을 다짐했다. 세상이 달라졌다. 우월적 지위를 악용하는 등 수법으로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폭력에 무뎌진 남성들은 자숙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주 시내버스업계가 느슨해진 도덕성을 잘 추스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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