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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전북발전을 더디게 했는가

도내 국회의원· 단체장들 / 정치적 이해 관계·소신에 / 지역발전 기회 놓쳐선 안돼

▲ 부사장 주필

민선자치를 하면서 전북이 가장 잘못한 일은 김제공항건설 백지화다. 공항 없이 지역발전을 도모한다는 건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없다. 글로벌시대에 경쟁력 확보는 공항이다. 대부분의 외국 바이어들은 공항에 도착하면 한시간권 내에서 모든 일을 본다. 공장부지를 선택할 때도 공항여부가 기준이다. 전북은 정부에서 공항을 건설해준다고 해도 김제시민들이 반대해서 공항이 들어서지 못했다. 유종근 전지사 때 김제공항이 건설됐으면 전북의 교통사정은 훨씬 나아졌을 것이다. 당시 최규성 국회의원은 지역민과 함께 김제 공항이 들어서는 걸 결사반대해 공항건설을 백지화시켰다. 하지만 김제는 공항입지로는 최적지다. 전주 군산 익산 정읍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사통팔달이어서 공항이 건설되면 새만금 중심도시로 발전해 갈 잠재력이 충분하다.

 

사실 공항건설을 놓고 전북은 자가당착에 빠졌다. 정부가 해준다고 했을 때 반대한 사람들이 지금은 해달라고 읍소하는 형국이라서 논리가 옹색하다. 송하진 지사가 2023년 새만금잼버리대회 유치를 명분 삼아 중앙정부를 상대로 공항을 건설해 달라고 설득한 것이 상당 부분 먹혀들었지만 그 과정을 살펴보면 안타깝다. 쉽게 말해 해준다고 했을 때 반대했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무슨 낯으로 해달라고 요구하느냐는 것. 물론 그때와 상황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자존심이 상한다. 김제공항이 계획대로 건설됐으면 도민들의 생각도 달라졌을 것이다. 지역개발에 대한 국회의원 역할은 크다. 반대하는 건 쉽지만 되게 하는 건 어렵기 때문이다. 분명 최규성의원은 김제공항 백지화로 전북발전을 후퇴시켰고 LH를 유치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공개사과해야 한다. 전주 완주 통합문제만 해도 그렇다. 김제 완주가 지역구였던 최 의원이 이것도 반대해 무산됐다. 최의원과 일부 정치인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전주 완주 통합 찬반 투표가 부결됐다. 통합이 만능은 아니지만 차선책은 된다. 전주는 공장 부지가 없어 공장을 유치하고 싶어도 못하지만 완주하고 합치면 얼마든지 일자리를 만들 공장을 유치할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전주 완주는 역사 문화적 배경이 같고 상호의존적 관계에 있다. 행정구역만 나뉘었을 뿐 경제적으로는 하나의 생활권이다. 서로가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눈을 바깥으로 돌리면 시·군 통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대표적 사례가 청주시와 청원군 통합이다. 자그마치 인구가 85만 명으로 불어나 전주와 비교가 안 된다. 이미 청주는 청원군과 통합하면서 수도권으로 편입, 중부권 중심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이에반해 전주 완주가 국회의원을 비롯 몇몇 사람들이 반대에 적극 나서는 바람에 지역발전을 가져올 기회를 놓쳤다. 전주 유림들이 호남선의 전주 용머리 고갯길 통과를 반대해서 7대 도시였던 전주가 크게 발전하지 못한 것과 결코 다를 바 없다. 오늘날 소지역주의 갈등으로 비화된 KTX 익산 역사건립도 똑같다. 김완주 전 지사가 KTX 익산역사를 짓는 과정에서 백구쪽으로 위치를 바꿨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 당시 채수찬 국회의원이 줄기차게 백구 삼례쪽으로 옮겨야 한다고 외쳐댔지만 김 지사는 익산에서 반대표가 나올 것을 우려해서 꿈적도 안했다. 그때 역사문제를 해결했으면 전주혁신도시나 국가식품클러스터, 새만금 등이 나아졌을 것이다. 소신없는 도지사 한사람의 잘못된 판단이 지역발전을 거슬렀다는 사례로 꼽힌다. 연간 관광객 1000만명이 전주를 다녀가지만 체류형 관광지가 안돼 파급효과가 크지 않다. 그간 전주시가 기껏해서 만든 것이 전주역 앞 마중길이다. 아스팔트에 팽나무를 가로수로 심고 구불길로 만든 것은 잘못이다. 주변 교통흐름을 고려치 않고 억지로 도로 선형을 불편하게 만든 게 패착이다. 무슨 이유로 이 사업을 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차라리 전주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을 하나로 묶었더라면 더 큰 효과가 나타났을 것이다. 새로 만든 전주고속터미널은 규모나 시설 면에서 옹색하다. 왜 다른 도시처럼 통 크게 터미널 하나도 제대로 만들지 못했을까.

 

전임 시장이 한 일을 지우개로 지우고 임기 중 업적을 세워보겠다는 공명심이 작동한 결과로 보인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취임 초 송하진 전 시장이 추진했던 종합경기장 개발사업을 승계해서 적극 개발했더라면 오늘날 전주의 모습은 확 달라졌을 것이다. 아시아 문화심장터라는 구호를 내걸고 서노송동 예술촌문화재생사업을 벌이는 것은 엄마의 밥상과 함께 칭찬 받을만 하다. 하지만 전주시가 처한 상황을 보면 걱정스럽다. 고용과 실업률이 하위권이다. 채무가 무려 1642억이나 되고 재정자립도가 32%밖에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전임자 정책을 대안도 없이 지운 것은 잘못이다. 종합경기장을 공원으로 만들어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말도 결국 허언이 되었다. 국회의원이나 단체장이 정치적 이해관계나 자신의 정책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역숙원사업을 묵살하거나 백지화시킬 때는 표가 명약이다. 그래야 엉터리 정책과 공약이 남발되지 않는다.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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