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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있는 풍경, 수채화같은 몸짓

강명선 현대무용단 20주년 준비공연 11일 부안서 / 단원들 이미지 영상·사진 기록, 내년 릴레이 전시

아무도 그에게 수심을 일러준 적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김기림 ‘바다와 나비’)

현대무용가 강명선 씨는 ‘바다와 나비’ 속 나비를 연상케 한다. 실제 닉네임마저도 바다와 나비. 바다를 좋아하는 그는 올해 색다른 기획을 궁리했다. 바다를 주제로 한 현대무용과 영상, 현대무용과 사진의 크로스오버 작업이다. 내년 강명선 현대무용단 창단 20주년을 위한 사전 작업이기도 하다. 올해 결과물을 토대로 내년 2월부터는 전주, 익산, 부안에서 릴레이 영상·사진 전시를 할 예정이다.

지난 7월 20일에는 부산 해운대, 10월 14일에는 제주 성산포 일대에서 작업했다. 11월 11일에는 오후 2시 부안 로하스펜션과 오후 4시 휘목미술관에서 공연할 계획이다. 20년 가까이 그와 함께한 강명선 현대무용단 단원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개별적인 이미지를 구현하면 탁영환 미디어아티스트가 영상으로, 김종선 사진작가가 사진으로 촬영하는 형식이다. 바다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 타인의 시선을 담는다. 정해진 스토리나 안무, 음악, 의상 등은 없다. 그날 그 시간 바다 풍경에 따라 모든 건 즉흥적으로 변화한다.

펜션과 미술관. 현대무용 공연장으로는 어색한 장소다. 그동안 강 대표가 주로 대극장에서 공연해 온 걸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그는 현대무용의 자유로운 움직임보다 아름다운 공간을 택했다. 수채화처럼 잔잔한 분위기를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20주년은 새로운 시작과 같다”며 “이번 기획을 계기로 대극장뿐만 아니라 소극장 공연을 확대하고, 다른 예술 분야와의 공동 작업 등 색다른 기획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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