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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본고장 러시아에 국악 전파해요"

오석신 익산국악관현악단장, 2008년부터 지속 교류
작년 차이콥스키 음악원 정기강좌 개설 성과 이어져
이항윤·장재환·설미화씨도 힘 보태…“우리가 할 일”

▲ 이항윤 전북도립국악원 대금 수석, 오석신 익산국악관현악단장, 장재환 전주시립국악단 단원, 설미화 여밈선 원장(왼쪽부터)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클래식의 본고장 러시아에서 한국 국악을 전파하는 민간 외교관들이 있다.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교류해 온 결과, 지난해에는 러시아 명문 음대인 차이콥스키음악원 국악 강좌 개설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이 모든 것은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러시아에서 유학하면서 지휘를 전공한 오석신 익산국악관현악단장으로부터 시작한다. 이어 이항윤 전북도립국악원 대금 수석, 장재환 전주시립국악단 단원 그리고 가장 최근 설미화 여밈선 원장까지 함께하게 됐다. 이들은 우스갯소리로 ‘다단계’ 같다며 웃어 보였다.

이들은 올해 6월 24일부터 8박 9일 일정으로 차이콥스키음악원을 방문한다. 6월 28일에는 차이콥스키음악원 라흐마니노프홀에서 국악 공연과 한복 패션쇼를 할 예정이다. 나머지 기간에는 매일 2시간 동안 가야금, 거문고, 대금, 아쟁 등 악기별 강습을 진행한다.

이는 지난해 한국대사관과 차이콥스키음악원이 체결한 국악 강좌 개설·운영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따른 것. 차이콥스키음악원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매년 두 차례에 걸쳐 국악인을 초청해 학부와 대학원 학생, 교수 등을 대상으로 국악 강좌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대사관 산하 러시아 한국문화원이 관련 비용을 지원하는 형식이다. 차이콥스키음악원은 장기적으로 동양음악학부 설치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음악, 이란 등 동양음악학부 설치를 위한 사전 단계인 셈이다.

사실 오 단장은 2008년부터 러시아 국제음악페스티벌인 ‘소리의 우주’에 개별 초청 형식으로 참가해 왔다. 알음알음으로 몇몇 국악인이 합류했다. 전북권 국악인들 외에도 김용호 전 국립부산국악원 원장, 유소희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거문고 수석, 조정아 가야금 연주자도 힘을 보탰다. 지원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전부 사비로 행사를 치러왔다. 그리고 일종의 ‘국악팀’이 꾸려지니 차이콥스키음악원 측에서 러시아 한국문화원에 비용 지원을 건의했다고 한다.

활동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오 단장은 ‘내가 할 일’이라고 짧게 답했다. 그리고 마치 ‘숨 쉬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기적인 목표로 러시아 현지 학교를 대상으로 한 국악 강사풀제를 언급했다. 러시아 한국문화원과 연계해 추진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2012년부터 함께한 이 수석은 대금산조 연주를 감상한 외국인들이 기립박수로 앙코르를 외칠 때, 새삼 국악의 우수성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우리 문화를 우리가 모르고 있었다”며 “제자를 기르듯 열심히 가르쳐 국악을 좋아하는 외국인이 늘고, 이들로 인해 한국 문화가 해외에 뿌리내리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장 단원은 이 수석의 권유로 지난해, 설 원장은 장 단원의 추천으로 올해 합류하게 됐다. 장 단원은 “선배들에게 보탬이 되고자 참여하게 됐다”며 “K-POP도 한국 문화이지만, 이게(국악) 한국 문화의 실체라는 걸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설 원장은 “한복으로 시각·촉각적인 한국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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