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투(Metoo, 나도 당했다)’로 인해 성추행 논란의 중심에 선 시인 고은의 시낭송회가 군산에서 개최됐다.
이 시기적절치 못한 시낭송회가 도마에 오르고 있는데, 지역 국회의원은 군산 출신인 고은 시인을 ‘군산의 자랑’으로 표현하며, 이 행사 팸플릿에 축사를 싣기도 했다.
27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7시 군산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고은 시 공연 시낭송회’가 열렸다.
군산 지역 시(詩) 낭송 모임 ‘풀꽃 시낭송회’ 회원 20여 명이 진행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했다.
특히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지역별 인문활동가 지원 사업에 선정된 군산지역 인문활동가 문정숙 씨가 주도했다.
문 씨에 따르면 이날 행사는 가을편지, 등대지기 등 고은 시 총 14편을 토대로 노래와 춤 등의 공연을 선보이며 시낭송회를 가졌다.
행사 팸플릿에 실린 김관영 국회의원의 축사에는 “고은 공연 시 낭송회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군산의 자랑 고은 시인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시를 통해 시민 여러분의 아픔을 치유하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회원에게 감사하다”고 적혀 있다. 성추문 관련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논란의 핵심은 시점이다. 최근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을 통해 성추문이 공론화된 고은 시인에 대해 ‘미투’하는 피해자는 계속 나오고 있다.
한 문인은 지난 2008년 지방의 한 대학 초청 강연회에 참석한 고 시인의 행태를 폭로했다. 그는 “행사 뒤풀이에서 고 시인은 노래를 부르다 바지를 내리고 신체 주요 부위까지 노출했다”고 일부 언론을 통해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그의 작품에 대한 존경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과 미투 논란에 중심에선 그이며,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그의 작품 게재를 두고 논쟁하는 상황에서 정부 기관 주최의 시낭송 행사는 ‘매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교차하고 있다.
문 씨는 “고은 시인의 문제와 그의 문학을 보는 시각은 분리해야 한다”며 “또 이미 계획을 세워 둔 행사에서 논란이 불거져 어쩔 수 없이 행사를 진행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고은 시 낭송회를 반대하는 국민 청원이 게재됐다.
지난 26일 게재된 청원 글에는 “여성 문학인 등을 대상으로 권위와 위계를 이용해 성폭력을 일삼은 시인의 시낭송을 주최한 정부 기관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관계자는 “문체부가 주최, 우리가 주관한 것은 맞지만, 2017년 인문활동가 양성 파견 사업의 목적으로, 문 씨가 고은 시낭송회를 직접 준비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치적·사회적 논란이 되는 프로젝트는 더 엄격한 잣대로 관리해 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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