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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가 휩쓸고 간 연극 현장 뒤숭숭

도내 굵직한 연출가 2명 성추행 논란으로 영구제명
극단들 “성난 민심 걱정…좋은 작품 활동으로 정화”

전북 연극계에서 몇십년간 활동해온 굵직한 연출가 두 명이 성추행 논란으로 영구제명 됐다.

지난달 26일 ‘미투’ 공개발언 이후 나흘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일주일도 채 안 되는 기간, 크고 작은 연극계 성폭력 피해 사례가 나왔고, 가해자로 지목된 당사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태까지 치달았다.

‘미투’가 휘몰아친 지역 연극계 현장은 뒤숭숭하다. 연극인들 사이에서는 논란과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지역 연극계가 위축되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연극계는 지난 겨울 재정비를 마치고 이달부터 기지개를 켠다.

지난 3일 전주의 ‘문화영토 판’은 새 연극을 올렸다.

그러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실제 예년보다 관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예년처럼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하기도 여의치 않다.

문화영토 판의 안대원 연출가는 “최근의 논란들이 연극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요즘은 어디 가서 연극한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고 홍보를 하러 가도 작품보다는 ‘미투’ 논란에 대해서 묻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계속된 활동을 통해 건강한 연극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창작극회 박규현 대표 역시 “온라인에 연극을 안보겠다는 댓글도 많고 많은 분들이 연극계에 대한 분노, 실망을 느낀 것 같다.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어떻게 자정하고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조용해지길 기다리지 않고 피해 규명과 책임 통감에 힘쓰면서 묵묵히 연극을 하는 것이 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안대원 연출가는 “고인 물은 퍼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새 물도 넣어야 메마르지 않고 정화될 것이다.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려도 투명하고 완성도 높은 활동으로 정화해 나가는 것이 연극인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화영토 판은 오는 11일(평일 오후 8시·주말 오후 3시)까지 전주의 소극장 판에서 연극 ‘일상다반사(死)’를 올린다. 2006년 초연 이래 약 1만 명 이상이 관람한 대표 창작극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무거운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대한민국 연극 100주년 기념공연 뿐만 아니라 영호남연극제 및 광주 평화연극제에 초청되는 등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배우 이우형, 이중오, 강세은 씨가 참여한다. ‘콘트라베이스와 플롯’ 작품도 이어서 올린다.

창작극회는 16일부터 4월 1일까지 전주 창작소극장에서 ‘아빠들의 소꿉놀이’를 공연한다.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 갑작스런 해고통보를 당한 암울한 현실에도 가족을 지키려는 가장들의 처절한 몸부림과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척 해주는 가족의 이야기다. 가족의 사랑과 배려를 일깨우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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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me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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